[쿠키인터뷰] 이도현 “본격 멜로? 누구보다 열심히 할 자신 있어요”

[쿠키인터뷰] 이도현 “본격 멜로? 누구보다 열심히 할 자신 있어요”

기사승인 2020-11-11 08:05:02
▲사진=배우 이도현.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본명은 임동현. ‘예명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소속사 대표의 권유에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현’자만 그대로 두고 나머지 글자에서 받침을 빼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다. 중학교 때까지는 농구를 했다. 시 대표로 생활체육대회에 나간 적도 있다. 농구를 함께 하던 친구들과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하며 자연스럽게 선수의 꿈을 접었다. 지금은 취미로만 하고 있다. 농구 경기를 보면서 지고 있는 팀을 응원하는 버릇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문득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공부를 하기 위해 산 전자사전으로 영화만 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 나서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와 ’18 어게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이도현의 이야기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신예인 이도현은 2017년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이준호(정경호)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를 거친 그는 ‘호텔 델루나’의 고청명 역으로 얼굴을 알리고 ’18 어게인’에서 주인공을 꿰찼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맡은 고우영은 하루아침에 37세에서 18세의 몸으로 돌아간 인물이다. 그는 표현하기 쉽지 않은 이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소화하며 호평받았다. 지난 9일 오전 서울 논현동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이도현은 ‘이도현의 발견’ ‘라이징 스타’라는 말에 “감개무량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일단 ’18 어게인’을 무사히 마쳐서 다행이에요. 시원섭섭한데, 이제는 더 고우영을 연기하지 못 한다는 아쉬움이 크네요. 좋은 연기자 선배들과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많이 배우며 촬영할 수 있었어요. 시청자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칭찬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처음엔 걱정이 많았어요. 워낙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게 돼 ‘폐만 끼치지 말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촬영에 임했죠.”

본격적인 촬영 전 가장 고민한 부분은 ‘싱크로율’이다. 배우 윤상현과 2인1역을 맡아 윤상현과 비슷하게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윤상현이 연기하는 홍대영과 고우영이 한 사람이라는 부분을 시청자에게 설득해야 한다는 숙제를 가지고 작품에 발을 디딘 셈이다. 이도현은 윤상현과 닮아 보이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며, 역할에 몰입했다.

“윤상현 선배가 연기하는 홍대영과 비슷해 보이기 위해 분석도 열심히 하고 질문도 열심히 했죠. 걸음걸이도 비슷해 보였으면 해서 최대한 윤상현 선배처럼 걸으려 노력했고요. 한 캐릭터를 연기할 땐 평상시에도 최대한 그렇게 지내려고 하는 편이에요. 이번에는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잔소리를 자주 했어요. 구시렁거리는 연습도 하고요. ‘꼰대’ 처럼 살아봤죠.(웃음) 아빠 연기도 쉽지 않았는데 강아지나 가족에 대한 감정을 떠올리며 이입하려 애썼어요. 촬영할수록 수월해지긴 했지만, 끝끝내 어려웠어요.”

▲사진=배우 이도현. 위에화엔터테인먼트

극에서 김하늘과 멜로 호흡을 맞춘 것도 화제였다. 특히 시청자의 반응이 좋았던 15부 키스신에 관해 그는 “원래는 포옹신이던 것이 키스신으로 바뀌었다”는 비화를 털어놓으며 “걱정이 돼서 전날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현장에서 동선 리허설을 거듭한 덕분에 걱정했던 것보다는 쉽게 촬영했다”며 웃었다.

“처음엔 대선배님과 멜로 연기를 한다는 생각에 긴장했어요. ‘내가 늘 연기를 봐왔던 김하늘 선배와 호흡을 맞춘다고?’ 이런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고, 특히 김하늘 누나가 먼저 편하게 대해주시면서 조언을 해주신 덕분에 저도 조금씩 긴장을 풀 수 있었어요. ‘선배’라는 호칭으로 시작해서 ‘누나’로 바뀌었죠. 누나가 잘 이끌어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호텔 델루나’와 ‘18 어게인’에서 모두 감각적인 멜로 연기를 선보인 이도현의 ‘본격 멜로’를 꿈꾸는 드라마 팬들도 많다. ‘멜로 장인 꿈나무’로 꼽힌다는 말에 그는 “만약 본격적인 멜로 연기를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난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하겠다”면서 “‘멜로 장인’을 꿈꾸지만, 연기에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땐 이렇지 않았어요. 첫 입시를 준비할 땐 제 연기에 자아도취했어요. 자신감이 흘러 넘쳤죠. 대학도 당연히 다 붙을 거라고 생각하고, 시험장에서 자만한 상태로 연기했어요. 그리고 다 떨어졌어요.(웃음) 그때부터 혼자 생각을 많이 하고 마음도 자세를 고쳐먹었죠. 저는 재수를 가장 좋았던 기억이자 힘들었던 경험으로 꼽아요. 그 시간이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성장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을 묻자 “아직은는 없다”고 말한 이도현은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은 지금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대신 이도현은 과거가 아닌 미래가 궁금하다. 그는 “10년 후에도 멋있게 나이가 들어 연기하고 싶다”고 소원했다. “사람 살리는 배우가 되자는 말을 자주 해요. 제 연기를 통해 시청자가 좋은 기운을 얻었으면 하는 것이 제 연기의 목표이자 초심이죠. 이 마음을 항상 가지고 이 길을 가려고 합니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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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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