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의 명클리닉] 황반변성 치료 권위 송지훈 아주대병원 안과 교수

[글로벌 명의 명클리닉] 황반변성 치료 권위 송지훈 아주대병원 안과 교수

[글로벌 명의 명클리닉] 황반변성 치료 권위 송지훈 아주대병원 안과 교수

기사승인 2020-11-20 13:00:04
아주대학교 병원 안과 송지훈 교수가 황반변성에 대한 궁금증을 낱낱이 풀어줍니다.
스폐셜 인터뷰: 글로벌 명의 명클리닉 시리즈 39회차


#스페셜 인터뷰: 글로벌 황반변성 명의 명클리닉
#아주대병원 안과 망막클리닉 송지훈 교수, "사람 얼굴이 구겨지거나 뭉개져 보이면 안저검사 받아봐야"

[쿠키뉴스] 이기수 기자 =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새로이 문제가 되는 질환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노년기 3대 실명원인중 하나로 부상한 나이관련 황반(黃斑)변성이 그런 질환이다.

송지훈 
아주대병원 안과 교수

우리 눈의 가장 안쪽 면을 감싸고 있으며 시력을 형성하는 신경조직인 망막의 한가운데 부분이 황반이다. 황반변성이란 지름 1.5㎜정도 연필심 크기의 아주 작은 이 점조직에 쌓인 노폐물이나 부종, 출혈로 인해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게 되면 다른 모든 기관과 마찬가지로 망막세포들의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망막 밑에 노폐물이나 염증이 쌓이면 황반부에 악영향을 주고, 이는 곧 시력의 감소 및 상실로 발전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병으로 병원을 찾는 국내 환자 수는 2014년 약 10만 명에서 2018년 약 17만 명으로 불과 4년 새 70% 이상 증가할 정도로 해를 거듭할수록 많아지고 있다. 황반변성이 ‘고령화 사회의 그늘’로 불리는 이유다.

아주대학교병원 안과 송지훈(사진) 교수는 “최근 들어 시력을 잃는 노인 3명 중 1명꼴로 발견될 정도로 황반변성이 흔해졌다”며 특별히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주의를 당부했다. 보통 50세 이후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송 교수의 도움말로 황반변성이 많아진 이유와 어떻게 해야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Q. 황반변성에는 건성, 습성 두 종류가 있다고 들었다?
A. 그렇다. 황반변성은 변성이 온 상태에 따라 메마른 건성과 축축한 습성으로 나눌 수 있다.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90%를 차지하는 건성은 망막에 노폐물이 쌓이거나 신경조직이 약해지는 병증이다. 상대적으로 천천히 진행되고 시력저하도 크지 않은 편이다. 

반면, 습성은 황반에 안 좋은 혈관(비정상 신생혈관)이 생기고, 그 혈관들이 출혈을 일으키거나 망막부종을 유발, 급속히 시력을 손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 황반변성의 10% 미만이지만 시력장애는 훨씬 더 빠르고 심각한 편이다.

망막 밑에 새로 생긴(신생) 혈관은 태생적으로 매우 약해서 체액이 빠져 나가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래저래 압박을 받은 황반은 급속히 제 기능을 잃고 만다.

의학적으로는 건성과 습성, 모두 집중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습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다급한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Q. 최근 들어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A. 우리나라의 황반변성 환자 증가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먼저 기름진 음식 섭취 등 고(高)칼로리 위주 식생활습관의 서구화와 평균수명 증가에 의한 인구의 고령화 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 이상 성인 인구의 20% 이상, 특히 성인 남자의 3분의1 이상이 피우고 있는 담배와 과도한 햇빛(자외선) 노출, 고혈압도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담배와 고혈압은 망막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자외선은 눈의 노화를 촉진한다.

또 혈중 항산화비타민 농도가 낮은 사람도 황반변성이 빨리 올 수 있다. 망막 내 노폐물 축적을 돕는 활성산소가 많아져 신생혈관이 생길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밖에 안저촬영검사와 망막빛단층촬영검사(OCT)의 보편화로 망막상태를 수시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게 된 것도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조기 발견 및 진단할 기회가 많아져서다.

Q.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의 영향은?
A. 과도한 사용, 특히 조명이 좋지 않은 야간에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자주, 많이 사용하는 것은 비단 황반변성뿐만이 아니라도 눈 건강에 해롭다.

눈이 건강하면 빛을 많이 받아들여도 단백질 분해과정에서 생기는 노폐물을 잘 제거할 수 있고, 따라서 망막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는다. 젊은이에게 황반변성이 별 문제가 안 되는 이유다. 황반변성은 이런 자가 청소 기능이 떨어져 우리 눈이 단백질 분해 과정의 노폐물을 미처 처리하지 못하게 됐을 때 시작된다.

우리 눈은 주로 밤 시간에 회복된다. 낮에 일하느라 눈에 쌓인 피로를 밤에 푸는 셈이다. 이는 가급적 밤에는 눈을 쓰지 않고 숙면을 취하면 눈 상태 회복에 이롭다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가능하면 스마트폰은 꼭 필요할 때만 쓰되, 어두워지는 저녁 시간 이후엔 되도록 장시간 사용하지 않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아주대학교병원 안과 송지훈 교수가 글씨가 뭉개지거나 휘어져 보이는 변시증을 호소하는 한 여성 환자와 황반변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Q. 황반변성이 오면 나타나는 이상 증상은?
A. 건성이냐 습성이냐에 따라 다르다. 건성 황반변성은 초기에 아무 증상이 없다. 안과를 방문, 안저검사를 받아보지 않고는 알기 힘들다.

병이 천천히 진행되므로 시력도 서서히 나빠져서 흔히 노안으로 오해하기 쉽다. 한국망막학회와 대한안과학회가 남녀불문 40세부터는 1년에 1번씩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도록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습성 황반변성은 어느 날 갑자기 사물이 휘어져 보이는 ‘변시증’이나 시야 한가운데에 까만 점이 생기는 증상, 즉 ‘암점’이 나타나 거의 발병과 동시에 이상을 느끼게 된다. 쉽게 발견되는 만큼 더 이상의 시력 저하를 막기 위해 치료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병이 꽤 진행된 이후에는 건성이든, 습성이든 주변 시야는 좋은데, 중심 시야가 흐려져 사물을 똑바로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을 공통적으로 겪게 된다. 거리감도 떨어지게 돼 자동차 운전 시 안전사고예방을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송지훈 교수가 눈속 망막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Q. 뭔가 보이는 게 이상할 때, 쉽게 자가진단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A. 물론 있다. ‘암슬러 격자검사’라는 것인데, 마치 모눈종이처럼 정사각형 격자무늬가 새겨진 검사지를 평소 책 읽는 정도의 30~40㎝ 거리에 두고 한쪽 눈을 가린다. 이어 검사지 한가운데 표시된 검은 점을 주시한다.

이 때 격자 선 일부가 끊어지거나 흐려지고 휘어져 보이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황반변성 진행 시 정확히 보고자 하는 시야의 가운데 부분이 뒤틀려 보이거나 흐릿하게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암슬러 격자검사가 아니더라도 일단 사람을 볼 때 전체 형상은 보이는데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거나, 책을 읽을 때 한가운데 부분 글씨만 흐리거나 끊어져 보이면 빨리 병원을 방문, 안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Q. 노안에 의한 시력변화와 다른 점은?
A. 별병 초기에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앞이 침침하고 잘 보이지 않으면 그냥 대부분 노안이라고 여기지, 황반질환을 떠올리긴 쉽지 않아서다. 그러나 황반변성은 엄연히 노안과 다른 질환이다.

노안은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탄력을 잃게 되면서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가까운 곳, 먼 곳을 모두 볼 수 있도록 눈의 조절기능을 담당하는 수정체와 그 주변 근육이 나이가 들면서 기능이 떨어지며, 가까운 곳을 볼 때 초점이 맞지 않아 글씨를 읽기가 어렵게 되는 증상이다.

노안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눈의 노화과정으로, 먼 곳을 볼 때의 시력은 영향을 받지 않으며, 돋보기를 사용하면 가까운 곳의 작은 글씨를 읽는데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가 손상되는 질환이라 가까운 곳이나 먼 곳을 볼 때나 모두 시력저하를 느끼며 안경이나 돋보기로도 교정되지 않는다. 노안과 같이 수정체의 탄력 저하가 원인이 아니라 우리 눈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망막 황반부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시력저하가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송지훈 교수가 변시증과 황반변성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Q. 황반변성은 어떻게 치료하는가?
A.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진행을 막고, 나빠진 시력을 최대한 개선하는 것이 치료목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황반변성은 불치병에 가까웠다. 일단 습성 황반변성이 진단되면 대부분 실명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광역학치료법의 등장으로 진행을 막아 실명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됐고, 최근에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를 안구 내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항체주사)으로 실명위기 극복은 물론 어느 정도 시력개선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항체주사는 특히 습성 황반변성의 진행을 억제하는데 유용하다. 시력저하는 주로 황반부에 생기는 신생혈관과 이로부터 발생하는 출혈과 부종 때문에 발생하는데, 이러한 신생혈관으로부터의 변화를 완화시키는 효능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는 ‘루센티스’, ‘아일리아’와 ‘아바스틴’. 세 종류가 있다. 루센티스와 아일리아는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제로 허가된 약물이고, 아바스틴은 원래 다른 질환에 사용되던 것을 안구 내 주사치료로 변경, 용도를 확장한 케이스다.

항체주사는 시술 후 효과 지속 기간이 짧아 1~3개월 간격으로 재 시술을 받아야 하는 게 단점이 다. 건강보험급여대상으로 편입돼 가격부담은 많이 낮아진 상태다.

Q. 완치할 방법이 없으니 예방노력이 더 중요할 것 같다?
A. 우선 균형 있는 식생활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 생체노화시계를 가능한 한 늦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강한 햇빛 아래 야외 활동은 피하고 외출 시 선글라스를 착용하여 자외선 노출로 인한 눈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아울러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 꼽히는 직·간접흡연을 피하고 고혈압 등 망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신 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 안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안과정기검진도 필요하다. 특히 황반변성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50세 이후엔 연 1회 안과를 방문, 안저촬영검사를 통해 망막과 황반부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소위 눈 영양제는 꼭 먹어야 하나?
A.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 천천히 진행하는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루테인이나 고용량 항산화 비타민을 함유한 영양제 섭취가 병세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그렇다고 해도 무분별한 복용은 금물이다. 눈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 역시 마찬가지로 복용 시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담 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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