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십니까] “코로나도 막을 수 없다” 국제커플 ‘특별비자’ 청원

[동의하십니까] “코로나도 막을 수 없다” 국제커플 ‘특별비자’ 청원

기사승인 2020-11-20 06:10:33
▲사진=지난해 4월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일대를 찾은 연인이 벚꽃축제를 즐기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정유진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이 닫혀 많은 국제 커플들이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연인이 만날 수 있도록 특별 비자를 만들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특별비자 청원 글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자는 “일본인 남성과 결혼을 전제로 연애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1년 가까이 만날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처음에는 ‘곧 만날 수 있겠지’, ‘조만간 끝날거야’라고 예상한 것과 달리, 기약 없는 기다림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청원자는 “2주간의 격리나 코로나 검사는 몇 번이든 받겠다. 같이 있는 시간, 서로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이라도 주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청원자는 합법적 부부가 아닌 미혼 커플은 입국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혼 연인의 경우 관광비자를 신청해야 합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결혼을 했으면 결혼비자를 신청하겠지만, 연인 사이라는 것은 증명이 어렵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관광비자와) 똑같이 취급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관광비자의 특성 상 상황에 따라 거절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코로나19로 일본과 같은 일부 국가의 경우 관광 비자조차 발급이 어렵다는 점도 국제 커플의 고충입니다. 청원자는 그러면서 독일의 커플 비자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독일은 지난 8월부터 EU(유럽연합) 국가 외에 사는 미혼 연인의 특별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당초 EU는 지난 3월부터 EU 국가 외 외국인은 원천적으로 입국을 금지했습니다. 독일은 지난 7월부터 ▲보건인력 ▲동반 가족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출장자 단기방문 등의 예외 경우만 허용했습니다. 특별입국이 허용되기 전까지 부부가 아닌 미혼 커플은 입국이 어려웠던 셈입니다.

▲사진=러브이즈낫투어리즘(LoveIsNotTourism) 홈페이지 캡쳐.

세계적으로도 미혼 국제 커플들을 위한 특별비자를 발급해달라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각국에 특별비자 발급을 촉구하는 ‘러브이즈낫투어리즘’ (LoveIsNotTourism) 홈페이지에서는 “사랑은 관광이 아니다. 이것은 정신 건강과 전 세계 사람들의 미래에 관한 것”이라며 “코로나19 검사와 14일간 자가 격리 등 방역수칙을 잘 따를 테니 연인을 만나게 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상에서도 ‘러브이즈낫투어리즘’,‘러브이즈에센셜(LoveIsEssential·사랑은 중요하다)’ 등의 해시태그(#) 운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국제 청원사이트 ‘체인지’에서도 국가별로 청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청원의 경우 지금까지 총 10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청원에 참여한 이들은 해외에 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일부 국가에서는 입국 제한을 완화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독일뿐 아니라 덴마크, 노르웨이, 프랑스, 스페인 등 12개국이 미혼 외국인 연인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연인임을 증명하는 공식 서류는 필수입니다. 노르웨이의 경우 9개월 이상 지속한 관계임을 증명할 보증인 서명이 필요합니다. 독일에서는 지속적인 만남을 증명하기 위해 사진, SNS 게시글, 이메일 등을 첨부하기도 합니다. 프랑스나 스페인에서는 관계가 지속적이라는 증거로 공동은행 계좌나 공동임대차계약서 등을 요구합니다.

한국에서도 국제 커플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 3600건으로 전체 혼인 23만9200건의 약 10%를 차지합니다. 결혼까지 이르지 않은 국제 커플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국제 커플은 마치 ‘견우와 직녀’가 돼버렸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앞으로 국제 커플의 만남이 더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여러분은 청원에 동의하십니까. 

ujiniej@kukinews.com
정유진 기자
ujiniej@kukinews.com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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