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올 시즌 KOVO 남자부의 다크호스로 꼽혔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10년간 삼성화재에서 활약한 박철우를 FA(자유 계약)으로 영입했다.
정규 리그에 앞서 지난 9월 열린 ‘2020 KOVO컵’에서 한국전력은 강팀들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 향한 기대치가 자연스레 높아졌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한국전력은 7연패에 빠졌다. 시즌 첫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했지만, 이후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했다. 시즌 초반 박철우의 활약이 돋보였으나, 외국인 선수 러셀의 활약이 다소 저조했다. 특히 공격 성공률이 크게 떨어졌다.
연패의 늪에 빠진 한국전력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지난 13일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에 김명관, 이승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황동일, 김지한과 그리고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을 영입했다.
충격적인 트레이드였다. 신영석은 현대캐피탈의 간판 스타였다. 2017~2018시즌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센터로는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 영광을 안기도 했다. 통산 블로킹 득점 3위이자 현역 1위(871점)에 올라 있는 자타공인 V리그 최고의 센터다. 국가대표 팀에도 매번 승선하는 선수였다.
34살의 베테랑 신영석이 합류한 이후 한국전력은 7연패에 빠져있던 3연승을 달렸다. 신영석이 합류하면서 수비가 크게 안정감이 생겼다. 특히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한 그는 한국전력 합류 후에 팀의 쳐진 분위기를 크게 끌어올렸다.
신영석 합류 후에 러셀과 박철우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여기에 베테랑 세터 황동일도 한국전력의 공격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에 있었던 삼성화재전은 한국전력 베테랑들의 힘이 돋보인 경기였다. 세트 스코어 0대 2로 뒤지고 있던 한국전력은 베테랑들이 힘을 합쳐 3대 2 역전승을 이끌었다. 한국전력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5위(3승 7패)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국전력의 베테랑 적극 기용은 현대캐피탈과 현재 크게 대조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리빌딩의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한국전력과 트레이드 이전에도 이승원, 김재휘 등을 트레이드로 보내고 신인 선수들을 대거 수집했다. 하지만 창단 후 첫 6연패 수렁에 빠졌고, 현재 리그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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