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며 직장인들이 출퇴근길과 사내 등에서 감염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일부 조정했지만 재택근무에 대해서는 ‘활성화 권고’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1일 0시부터 목욕장업과 실내체육시설, 학원·교습소, 숙박업소 행사·파티 등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목욕장업은 사우나 한증막 시설 운영이 중단된다. 줌바와 태보, 스피닝, 에어로빅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실내체육시설도 문을 닫는다.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면서 일부 시설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한 것이다.
거리두기 2단계가 유지되며 재택근무 관련 지침은 달라지지 않았다. 거리두기 1.5단계와 2단계에서는 기관·부서별 재택근무 등을 확대 권고하는 수준에 그친다. 일부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은 재택근무를 병행 중이다. 그러나 다수의 기업은 사내 마스크 착용 등을 빼고는 코로나19 이전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인원의 1/3 이상 재택근무 등이 권고된다. 3단계에서는 필수인력 외 재택근무가 의무화된다.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은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지난달 25일 ‘직장인 대중교통 출퇴근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가 느끼는 코로나19 감염 불안감 점수는 평균 85.6점에 달했다. 이는 출퇴근길에 느끼는 스트레스 점수인 82.9점보다 높았다.
경기도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30·여)씨는 “지난 9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당시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가 많아서인지 지하철이나 버스가 붐비지 않았다”면서 “코로나19에 무뎌졌는지 재택하는 회사도 많지 않은 것 같다. 기존 2단계 때보다 대중교통이 더 붐벼서 다른 승객과 밀착할 수밖에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회사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점심시간에 함께 식사를 하거나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보는 직장동료로부터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8월12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집계된 관내 확진자 5680명 중 다중이용시설 집단 감염자는 2514명으로 전체의 44%에 달했다. 다중이용시설 집단 감염자 중 556명은 직장에서 감염된 사례다. 종교시설 내 감염(911명)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김모(29·여)씨는 “2단계+α인 상황에서 회사에서는 ‘집합교육’을 진행한다고 한다. 불안하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출근하고 있다”며 “외국계 기업 등에서는 재택·순환·단축 근무를 하는 것을 보면서 같은 국민인데 재난 앞에 차별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서럽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장인 조모(31)씨는 “기존 2단계에서 사우나 등 집단감염 발생장소만 추가된 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3차 대유행을 목전에 두고 선제적인 대응이 아닌 후속조치에 그치는 것 같아 아쉽다. 강화된 재택 등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0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38명이다. 신규 확진자 중 지역 발생은 414명에 달한다. 전날인 토요일 신규 확진자는 450명으로 집계됐다. 주말과 휴일에 평일보다 검사 건수가 감소한다. 지난달 26일부터 같은달 28일까지 확진자는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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