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숨져야 코로나 병상 생긴다” 여당의원 ‘한탄’

“환자 숨져야 코로나 병상 생긴다” 여당의원 ‘한탄’

기사승인 2020-12-11 19:57:49
▲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병상 문제를 두고 여당 의원이 쓴소리를 내놓았다. 특히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질타하면서, 전담·공공병원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0일 기준으로 전국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583개 가운데 52개만 남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미 90.3%(486개)의 병상에 환자가 들어 차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도 같은날 62개의 중증환자 병상 가운데 3개만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급히 추가 병상 확보에 나서 이날 중으로 고대 안암병원에서 4개를 확보했다. 또한 이달 15일에는 이대서울병원에서 2개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의사 출신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7월 대정부질문 때만 해도 정부가 하루 10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까지 대비해 의료인력과 병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3차 대유행이 오고 보니 이제서야 인력과 병상을 준비하고 있다. 제가 여당 의원이긴 하지만, 정부에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수도권 내 중증환자 병상이 몇 개 남지 않았고, 지금 추세로 봐선 조만간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며 “어느 순간이 되면 환자가 사망해야만 병실이 나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방역당국도 노력하고 있는 걸 안다”면서 “병원장들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구하고 있으며, 그 결과 오늘 발표한 대로 일산병원 등 공공병원에 병상(일반) 1000개를 확보했고 고대안암병원 등 민간 대학병원에도 중환자 병상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병원장들도 어쩔 수 없이 몇 개씩 병상을 내놓고 있지만 그들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지쳐있는 의료진에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내놓자고 설득해야 하고, 이는 경영이라는 측면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 민간병원들은 공공병원이 거점전담병원 역할을 도맡으라고 하고, 공공병원들은 이제는 민간병원도 함께 감당해달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환자학회 등과 면담해 보니 대학병원들은 코로나19 환자를 받으려면 다인실로 돼 있는 중환자실을 거의 통째로 비워야 하는데, 이 경우 다른 중환자를 받을 수 없는데도 많은 병상을 비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며 “인력 측면에서도 코로나19 중환자를 보는 의료진이 다른 환자를 볼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또 “코로나19 환자가 수용하고 있다는 오명도 함께 감수해야 하니 병원들로서는 굳이 손 들고 나설 유인이 없는 셈”이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에 대해 “공공병원 병상률이 10%도 채 안되는 우리 의료시스템이 낳은 참혹한 결과”라며 “이제는 국립대병원 등에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만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그래야 다음 번 감염병 사태를 맞았을 때에는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신 의원은 문제 해결을 위해 ▲증증환자의 전원이나 퇴원 요건 완화 ▲코로나19 수가체계 조정 ▲지역별 전담병원 설치 ▲신속항원검사 확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