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DB는 외국인 선수로 진통을 겪었다. 지난 시즌 골밑을 지킨 치나누 오누아쿠가 시즌 개막 한 달여를 앞두고 갑자기 재계약 불가를 구단에 통보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었던 DB는 결국 대체 외국인 선수로 타이릭 존스를 선택했다.
존스는 기대 이하였다. 존스는 20경기에서 평균 7.3득점 7리바운드에 그쳤다. 골밑 장악력은 물론 팀플레이도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제 몫을 하지 못한 가운데 국내 선수들의 부상까지 속출하면서 DB는 11연패의 수렁에 빠지는 등 최하위로 추락했다.
지난 10월부터 외국인 선수 교체를 추진해 온 DB는 2017~2018시즌 정규리그 1위 등극의 일등공신이었던 디온테 버튼과 계약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결국 DB는 메이튼을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낙점했다.
미국 조지아대 출신인 메이튼은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G리그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했다. 2019~2020시즌에는 G리그에서 39경기에 출전해 평균 18.1득점 8.7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메이튼은 DB에서 오랫동안 지켜봐온 선수다. 대학 졸업 후 DB가 영입을 추진했지만, 메이튼은 당시 NBA 도전 의사가 강해 영입을 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공 들여 영입한 메이튼은 데뷔 경기였던 지난 29일 부산 kt전에서 16분59초를 소화하며 19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2쿼터에 7분16초를 뛰면서 13득점을 넣는 등 몰아치기에 능한 모습이었다.
2번째 경기인 31일 안양 KGC 원정 경기에서도 메이튼의 활약은 이어졌다. 이날 2쿼터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메이튼은 투입 초반에는 잠시 컨디션 난조를 보였지만, 첫 득점을 기록한 이후에는 금방 자신감을 찾았다.
이후 메이튼은 KGC의 골밑을 폭격했다. 2쿼터만 뛰면서 15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GC는 메이튼을 수비하기 위해 라타비우스 윌리엄스, 크리스 맥컬러, 오세근 등 팀의 모든 빅맨을 붙여봤으나 무용지물이었다.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메이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메이튼에게 수비가 집중되면서 DB는 공격 범위도 늘어났다. 팀의 주득점원인 두경민은 이 점을 살려 5득점을 올렸다. 2쿼터 메이튼의 활약에 DB는 43대 29로 역전에 성공했다.
3쿼터를 쉬고 나온 메이튼은 4쿼터에 6득점을 기록, 2쿼터만큼 득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골밑을 단단히 지키면서 KGC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앞장섰다.
메이튼은 KGC를 상대로 21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2경기에서 평균 20득점을 올리며 KBL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아직 몸이 좋지 않지만, 선수들하고 합을 맞추려고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팀의 주전 가드인 두경민도 “메이튼이 합류한 이후 숨통이 트인 것 같다”며 “수비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직 부상자가 많은 DB는 메이튼이 합류하면서 분위기 반전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다. 메이튼이 적응기를 마친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확률이 높다. 외국 선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DB가 메이튼을 앞세워 승승장구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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