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나 양사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사옥을 방문했고, 이 자리에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측은 “양사가 시너지를 낼 분야가 있는지 포괄적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면서도 “아직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논의가 이뤄진 사안은 없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신세계와 네이버의 만남이 온·오프라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오픈마켓 전환을 추진 중인 신세계 통합쇼핑몰 ‘쓱닷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과 콘텐츠 제휴 등을 예상하고 있다.
네이버는 신세계뿐 아니라 CJ와도 손을 맞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CJ와 네이버가 전방위 협력을 약속했다. 온라인쇼핑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네이버가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을 이용해 배송 경쟁력까지 강화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미 네이버는 지난해 거래액 기준 쿠팡을 앞섰다. 최근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결제가 이뤄진 온라인 쇼핑 서비스는 네이버로 나타났다. 약 21조원으로 17조원인 쿠팡을 넘어섰다.
지난 21일에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었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지난해 8월부터 홈플러스, GS프레시몰, 농협하나로마트, 현대백화점 식품관 등과 손잡고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계가 네이버에 기대하는 것은 온라인 시너지 극대화다. 네이버는 뉴스와 라이프 콘텐츠 등으로 ‘온라인의 대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회원 수만 4000만명이 넘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네이버 장보기서비스 입점 당시, 제휴 첫해 연간 160만명의 온라인 고객을 모으고 10%의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바일 시장 급성장에 따라 네이버와의 제휴하는 곳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케팅과 콘텐츠 등 여러 측면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을 부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코로나19 시국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온라인몰의 네이버 종속을 우려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추후 상황에 따라 온라인 유통시장의 주도권을 아예 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의 협업에 대한 사업성이 증명되면 다들 울며 겨자먹기로 네이버에 줄을 대기 시작해야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네이버가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 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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