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4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결국 설 연휴 이후로 넘어갔다. 이에 3월 지급 가능성이 조금 옅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재정당국, 청와대는 9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는 입장을 MBN에서 밝혔다.
TV에서 홍 의장은 “경제 상황이 심각하고, 코로나(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도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민생 차원에서 시급하게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금년도 1차 추경을 준비하자고 했다”고 전하며 “당정청이 각자 입장을 정리해 설 연휴가 지나면 논의를 시작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을 통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날 당정청은 비공개 회의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경규모를 결정할 지급방식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를 필두로 경기부흥과 민생안정을 위한 보편적 재난지원금과 피해 상공인들에 대한 직접지원적 성격의 선별적 재난지원금을 병행하는 방식에 대해 주장해왔다. 전날(8일)에도 이 대표는 “다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1일 이뤄진 비공개 당정청 협의회는 물론 대정부질문 등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지급과 피해 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선별지급을 병행하는 것은 재정여력의 한계로 실현시키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청와대도 일단은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경제위기 극복방안과 관련 재난지원금 지급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당정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라고 주문하면서도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는 등의 말을 통해 선별지급 쪽에 무게를 싣는 언급들을 했다.
다만 지급 시기와 관련해서는 ‘선거 전’으로 의견이 모이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욕심 같아선 3월을 넘기지 않고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3월 내 지급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발언을 남겼지만, 추경규모에 대한 당정협의와 예산편성, 국회 심의절차를 거쳐야하는 만큼 3월 내 지급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상황이 심각한 만큼 빠르게 추경을 편성하면 3월 지급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야당 역시 세부적인 방식 등에는 이견이 있지만 지급 자체에는 찬성하고 있다”면서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있어 시일이 늦어질수록 포퓰리즘이란 야당의 비난이 강해질 수 있어 민주당은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