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PK 넘어 TK 바라보는 與… 국민의힘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차기 대선 PK 넘어 TK 바라보는 與… 국민의힘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 후보 지지율 단독 1위
김부겸‧추미애 등 TK 출신 민주당 정치인 덩달아 주목
인물난 겪는 野… 해답은 ‘호남?’

기사승인 2021-02-12 05:00:03
더불어민주당에서 TK 바람을 일으킨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가운데), 김부겸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차기 대권 구도가 심상치 않다. 대선주자 빅3 중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우위를 점한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 하락이 눈에 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대권을 향한 정치 지형 개편이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도지사는 지지율 27.3%를 기록해 단독 1위를 차지했다. 윤 총장과 이 대표는 각각 20.3%와 13%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 지사에 대한 선호도가 대선 때까지 꾸준하게 이어지리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이슈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온 그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당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일부 민주당원이 이 도지사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일부 사안에서 당 지도부와 엇박자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 도지사는 해당 논란을 단호하게 일축했다. 그는 “앞으로도 탈당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의 발언으로 ‘탈당설’은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다만 그동안 정치 현안에 관해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혀온 이 지사의 행적을 생각하면 탈당 요구를 둘러싼 논란은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도지사의 지지율 1위 등극을 두고 대선을 향한 정치 지형의 변동이 시작됐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여당은 당대표 선거와 맞물려 이미 차기 대선에 대한 변동이 감지된다. 이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약 한 달 뒤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가 2월 임시국회에서 다양한 법안 처리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대선 레이스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존재감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범야권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단일화’가 초미의 관심사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내년에 열릴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평가하는 탓이다. 단일화 결과는 물론 이에 따른 서울시장 보궐선거 성적표에 따라 야권 개편의 주도권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차기 대권을 향한 정계 개편의 가장 큰 신호는 지역이다. 여권은 호남과 PK라는 두 개의 축을 넘어 TK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PK 세력과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을 넘었다는 의미다. 이번 달 대선 후보 선호도 1위를 차지한 이 지사를 비롯해 김부겸 전 의원 추미애 전 장관 등이 범여권에서 꾸준하게 주목을 받는 이유다.

반면 범야권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현재 대선 주자 선호도 설문조사와 보궐선거 여론조사 등에서 윤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에게 각각 고전하는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도지사를 중심으로 정치 지형을 바꿔 가는 여권에 맞서 범야권 역시 전통적으로 열세였던 호남지역의 문을 꾸준히 두드릴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다. 

물론 범야권은 최근 들어 꾸준하게 호남 챙기기에 나선 바 있다. 이른바 ‘서진정책’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호남에 대한 애정을 꾸준하게 표현한 이유 역시 ‘정권교체’에 호남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연 인물이다. 이를 반영한 듯 최근 범야권에서는 ‘호남 인물 찾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범야권 인사 중 호남 출신 대표적인 인물로는 김 위원장과 장성민 세계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이 꼽힌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역시 과거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장성민 이사장을 거론한 바 있다. 

장성민 세계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특히 장 이사장은 30대 초반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하는 등 DJ 적자로 분류된다. 이를 통해 현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아울러 꾸준하게 중도 혁신과 국민 통합을 외친 인사라는 점에서 호남과 영남을 아우를 수 있는 ‘국민 대통합 인물’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가 야권 잠룡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한 야권 관계자 역시 “최근 장 이사장을 둘러싸고 영남 지역 야당 의원들과의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며 장 이사장의 등판설에 힘을 실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 역시 새 인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에는 현재의 구도와 프레임을 깰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100석을 넘게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서울시장은 안 대표에게, 대권에서는 윤 총장에게 밀리고 있는 이유 역시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쇄신의 정점은 인물이라는 의미다. 

한편 쿠키뉴스와 한길리서치의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면접 20.0%, 무선 전화면접 11.0%, 무선 ARS 69.0%,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5.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다. 통계보정은 2020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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