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탑승자를 위한 시시콜콜한 안내서 [‘승리호’ 봤더니]

‘승리호’ 탑승자를 위한 시시콜콜한 안내서 [‘승리호’ 봤더니]

기사승인 2021-02-20 07:00:17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가 세상에 나와 관객을 만났다. 관람 후 영화에 관한 감상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생겨나는 궁금증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이 작품은 언제 어떻게 출발했을까. 화면 속 우주는 몇 명의 사람들을 거쳐 탄생했을까. 극장 대신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유는 무엇일까. 장선장(김태리)이나 업동이(유해진)의 다른 이야기도 볼 수 있을까. ‘승리호’를 둘러싼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모아봤다. 몰라도 상관 없고 알면 조금 더 재미있는 것들이다.


#우주쓰레기#송중기#10년
‘승리호’의 출발점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성희 감독은 10년 전 친구와 식사를 하며 우주 산업 폐기물에 관한 대화를 하다가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어 ‘승리호’의 첫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그로부터 한참 시간이 흘러 공개된 ‘승리호’는 초고와 여러 설정이 달라졌지만,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만은 변함없이 지켜졌다. 조 감독은 ‘승리호’ 제작보고회에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직업은 여러 작품에서 다뤄졌던 소재인데,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살아남을 한국인들이 이런 우주 노동자를 연기하면 흥미롭겠다는 생각에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승리호’에서 태호 역을 맡은 송중기도 약 10년 전 처음 ‘승리호’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송중기는 “조성희 감독과 영화 ‘늑대소년’을 함께하며 이런 영화를 준비한다는 말을 듣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10년이 흘러 제안을 받았는데, 일단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다”고 밝혔다.


#VFX#특수효과#1000명
미래의 우주가 무대인 대규모 SF 영화인 만큼, 무엇보다 시각 특수효과가 중요했다. 광활한 미지의 세계를 자연스러우면서도 독창적으로 화면에 구현해야 관객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개 후 ‘승리호’에 관한 감상은 여러 갈래로 나뉘었지만, 시각 특수효과의 기술적 성취만큼은 ‘놀랍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제작 예산이 훨씬 많은 할리우드의 대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찬사다. 전반적으로 높은 그래픽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후반에 등장하는 대규모 전투 장면이 특히 백미다. ’승리호’의 80%는 시각 특수효과로 이뤄졌다. 작품 전체 약 2500여 개 장면 중 2000여 장면이 시각 특수효과 작업으로 완성됐다. 이를 위해서 국내 8개 VFX 업체와 10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VFX를 총괄한 장성진 감독은 ‘승리호’를 “VFX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백화점 같은 영화”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개봉연기#넷플릭스#190개국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의 재회작, 화려한 출연진, 한국 영화 최초 스페이스 오페라. ‘승리호’를 둘러싼 수식어는 개봉 전부터 화려했다. ‘승리호’의 캐스팅이나 촬영 일정이 하나둘 전해지는 등 제작이 구체화될 때마다, 장르 영화를 선호하는 영화 팬들의 기대도 높아졌다. 그러나 ‘승리호’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며 극장 개봉을 두 차례나 연기한 것이다. 극장 착륙이 불발된 ‘승리호’는 넷플릭스로 행로를 돌렸다. 우주에서 펼쳐지는 활극을 극장 스크린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한날 동시에 190여 개국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다. ‘승리호’는 넷플릭스 공개 이틀 만에 유럽과 아시아 등 28개국에서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순항했다. 


#K신파?#웹툰#시즌2
‘승리호’의 겉면에 관해선 이견이 없었지만, 알맹이에 관해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서사에 한국적인 정서를 녹여냈다는 긍정적인 감상평도 있지만, 한국영화 특유의 신파 감성이 더해져 장르적 재미를 반감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야기와 인물 행동이 진부하고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장르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승리호’가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승리호’를 기점으로 이전보다 다양한 소재, 독특한 상상력의 이야기들이 스크린에 펼져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렸다. 다음 시즌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과 결말 덕분에 ‘승리호’의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는 관객도 생겼다. 시즌2 제작이 미지수라 아쉽다면, 웹툰으로 ‘승리호 유니버스’를 즐길 수도 있다.

inout@kukinews.com / 사진=넷플릭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