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백화점과 아웃렛의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에서 크게 늘지 않고 있는 데다, 봄 날씨와 백신 효과 기대까지 맞물리며 억눌린 소비 욕구가 터져 나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대비 94%,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9% 늘었다. 동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매출도 각각 94.7%, 1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역시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 첫 주말 대비 109.8%, 2019년 대비 26.5% 신장했다.
특히 고가의 명품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그동안 코로나19 등으로 억눌려왔던 소비 심리가 구매를 통해 표출되는 ‘보복 소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주말 해외 명품 매출을 살펴보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43%와 109.9% 급증했다.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 역시 138.6% 증가하며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그동안 얼어붙었던 패션 분야의 매출도 87.4% 증가했다.
도심 근교 아웃렛들의 매출도 증가했다. 5일부터 7일까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8% 증가했고, 2019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13% 늘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매출도 지난해 3월 첫 주말 대비 100.8%, 2019년 동기 대비로 7% 신장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매출만 보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볼 수 있다”며 “두 자릿수 매출 증가는 코로나 이전에서도 쉽지 않은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면세점들은 여전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국내 면세점 방문객 수는 지난 1월 40만 명 아래로 떨어지며 코로나19 사태 이래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월 면세점 방문객 수는 총 34만3983명(내국인 28만4356명, 외국인 5만962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이래 최저다. 지난해 1월만 해도 면세점 방문객수는 383만7445명에 달했다.
면세업계는 겨울철 제주도 관광객이 감소한 데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장 등 재유행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이 생긴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사업권 입찰이 3번 연속 유찰돼, 기존 면세점 사업자로 매장을 메우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특히 국내 면세점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 ‘따이공’의 입출국이 코로나19 진단 검사 강화로 까다로워지며 더 큰 타격을 받았다.
면세업계에도 봄바람이 불려면 하늘길이 다시 열려야 하지만 아직까지 요원한 일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유엔 세계관광기구는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가 상용화해도 전 세계 여행객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최대 4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면세점 구매 한도 인상과 특허수수료 인하 등 장기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고 면세품 판매와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등 지원에 감사하다”면서도 “다만 이런 임시방편도 곧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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