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는 오는 16일 예비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빅 이벤트인 만큼, 유통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분 100%를 매각하는 희망가로 5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매각설이 불거졌을 때만해도 금액이 다소 비싸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쿠팡의 미국 상장이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쿠팡의 독주를 막아야한다는 위기의식이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미국 상장을 통해 5조원대의 자금을 확보한 쿠팡을 비롯해 경쟁업체들을 견제할 수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20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161조원을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비중은 12% 정도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1조3000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16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롯데는 예비 입찰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세계가 인수 자문사까지 정하며 적극적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쓱닷컴의 오픈마켓 사업 진출을 미루고 있는 것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염두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네이버와 쿠팡 등 선두주자를 따라잡을 수 있다.
롯데그룹의 경우 인수 의사가 ‘반반’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여건상 인수를 고려해볼만 하다. 지난달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 사업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등 온라인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다만 롯데‧신세계 관계자들은 인수전 참여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카카오가 꼽힌다. 온라인 쇼핑에 힘을 주고 있는 네이버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카카오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약 3조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갈수록 네이버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날아오르는 네이버를 추격하기 위한 ‘계기’가 필요한 셈이다.
홈플러스를 보유한 MBK파트너스는 단독 참여와 컨소시엄 구성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가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갈 경우,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쿠팡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11번가를 운영 중인 SKT도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SKT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G마켓, 옥션, 11번가 등 1세대 이커머스가 모두 SKT 아래 모이게 된다.
인수 후보로 거론된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득실을 신중히 따져본다는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의 점유율이 높은 만큼, 누가 인수하든 업계의 지형이 바뀌는 빅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온라인 트렌드가 가속화 하는 가운데, 이때가 아니면 영영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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