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르노삼성·쌍용차, 부도위기 피할 수 있을까

위기의 르노삼성·쌍용차, 부도위기 피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1-03-21 10:00:04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했다. 11년만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르노삼성자동차는 생산라인 1교대 전환과 무급 순환휴직이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현재 추진 중인 단기법정관리(P플랜)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7일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 정일권 노조위원장과 면담하고 P플랜을 추진하는 쌍용차 노사에 뼈를 깎는 각오로 잠재적 투자자와의 협상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지난 15일 간담회에서도 "쌍용차 노사는 제가 생각하기에 여전히 안이한 것 같다"며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쌍용차 P플랜 추진 과정에서 대주주 마힌드라의 지분 감자를 인도중앙은행(RBI)이 승인하면서 한고비를 넘긴 했으나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의 최종 결정과 산은 지원 등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쌍용차가 준비 중인 P플랜에는 감자를 통해 현재 75%인 마힌드라 지분율을 25%로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의 최종 결정은 예상보다 미뤄지는 분위기다. 쌍용차는 당초 이날까지 HAAH오토모티브 측에 투자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HAAH오토모티브에서 자료 검토와 투자자 설득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일주일가량 답변 기한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결정과 자금 조달 능력을 확인하고 사업계획에 대한 객관적인 타당성을 검증한 뒤에 쌍용차에 대한 금융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쌍용차 노조는 구조조정이나 인건비 삭감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쌍용차는 2009년 기업회생 신청의 여파로 대규모 정리 해고를 한 바 있으며, 여기서 촉발된 이른바 '쌍용차 사태'는 노사 갈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1년만에 대규모 적자에 회사 측이 생산라인 1교대 전환과 무급 순환휴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회사 노조 반발에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이달 15일부터 5월 말까지 무급 순환휴직을 시행하고, 현재 시간당 45대를 생산하는 2교대(주야간) 근무 형태를 시간당 60대를 생산하는 1교대로 축소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사측의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합의점을 찾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측은 주 4일만 근무하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노조는 지난해 단 한 번의 적자로 구조조정과 근무환경 변화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무급 순환휴직에 대해서도 사실상의 임금 삭감이라며 반대하는 분위기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 종료된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전년보다 70% 이상 줄면서 지속적인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작년 생산량은 전년 대비 30.5% 감소한 11만4630대로 17년만에 최소 생산량을 기록했다.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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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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