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 톡톡] 코로나의 일상에서 벗어난 희망의 여행

[금진호의 경제 톡톡] 코로나의 일상에서 벗어난 희망의 여행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기사승인 2021-03-22 09:18:52
금진호 연구위원
개인의 삶과 여가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 사회에서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 지난 한 해를 코로나에 지배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코로나로 인해 많은 규제와 외출 자제, 지역 간 이동을 자제하며 지낸 1년이었던 것 같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의 피로감도 상당히 누적되었고, 여행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 또한 많이 누적되었을 것이라는 건 쉽게 공감이 간다. 

이런 일상 속에 모 여행사에서 해외여행 상품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런 해외여행 상품에 신청자가 몰렸고, 온라인 예약이 몰리는 주말 신청 추정분까지 포함하면 완판되었다고 한다. 이젠 여행도 바뀌고 있다. 인적이 드문 관광지나 비접촉 여행이 필요해 보이고 유럽의 유명 관광명소들도 사전 예약을 통해 인원을 통제하고 제한하고 있다. 실제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유럽의 유명 호스텔 가맹점들은 다인실을 없앴고 호스텔 최고의 장점인 취사는 불가능했다. 
   
국내의 한 여행업계 상품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 기종을 한반도 상공에 띄웠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해 파생적으로 만든 ‘무착륙 비행’ 상품은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신박한 아이디어의 여행상품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에 맞춰 여행업계와 항공업계가 개발한 ‘무착륙 비행’ 상품은 인천을 출발, 강릉과 부산, 대한해협을 건너 제주 상공을 돌고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는 국제선 비행이다. 소요시간은 2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하니 가까운 해외에 나가는 여행상품과 비슷하다. ​

‘무착륙 비행’은 비행기를 탄 후 목적지 없이 상공을 돌고 다시 돌아오는 비행 여행이다. 실제로 해외여행을 가듯이 공항에서 입국 절차를 밟고,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다가 다시 돌아오는 상품이다. 국내 항공사 중에는 제주항공이 가장 처음으로 ‘무착륙 비행’ 상품을 선보여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이후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등도 무착륙 비행 상품을 선보였다. 무착륙 비행 항공편의 예약률과 탑승률은 10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50만 원대인 일등석을 비롯한 프레스티지석도 모두 완판돼 코로나 시대의 우울함과 무의미함을 벗어버리려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려 보려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인해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일상생활 제약을 이겨보려는 재치있는 기획 상품이다. 

‘무착륙 비행’ 상품은 엄연한 해외여행 상품이다. 국제선을 타고 출발하는 이 상품은 비록 착륙지가 없고 처음 출발한 인천공항으로 돌아온다 해도 외국 영공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일반 국제선 여행과 마찬가지로 5000달러 내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고, 600달러 한도에서 면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이 상품을 이용하는 이들은 대개 면세품을 담기 위한 전용 여행용 가방까지 준비해 공항을 찾으며, 입국 시에는 탈세를 막기 위한 승객 소지품 검사도 한다. 또 다른 장점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를 다녀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이 여행상품은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무착륙 비행’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현존하는 가장 큰 비행기를 타볼 수 있다는 것이며 저렴한 가격으로 일등석 및 프레스티지석의 체험이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이용이 가능하니 일거양득이다. 

이제 우리도 희망을 예약하자. 코로나 19로 답답함을 느꼈던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떠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공항 가는 길의 설렘과 해외여행에 목마른 이들에게 한시적으로 허용한 ‘무착륙 비행’ 상품은 가뭄 속 단비다. 내리지도 못할 것 뭐 하러 타나 싶을 수도 있지만, 일반 국제선 비행과 마찬가지 절차를 밟고 비행기를 탄다는 것 자체가 ‘해외 여행자’들에게는 큰 설렘이자 기쁨이다. 무착륙 비행을 통해 여행객들은 웃을 수 있고, 항공사와 면세점도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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