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그룹의 시설·미화관리 협력사인 'I업체'가 최근 진행한 채용 면접에서 지원자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I업체 소속의 면접관은 면접자가 지닌 구순구개열(일명 언청이)을 꼭 짚어 업무와 상관없는 질문만 이어간 것으로 확인돼 관계 당국 차원의 시정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장애인단체 설명에 의하면 태어나면서부터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져 있는 상태인 구순구개열은 현재 장애등급에 포함되지 않는다. 외과적 치료를 통해 정상인 같은 모습으로 생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업체는 면접관은 애초 채용 의사가 없음에도 면접자의 외모를 의도적으로 비하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따르면 '면접 보고 왔습니다. 자존감이 바닥이 되었네요'라는 제목으로 면접자 ㄱ씨의 글이 올라왔다.
ㄱ씨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그곳에서 제일 높으신 분이랑 면접을 봤는데 제 마스크를 벗은 제 얼굴을 보고 많이 실망한 눈빛이었다"며 "다른 곳은 일적인 것만 물어봤는데 거기서는 일적인 부분 보다는 그냥 저보고 대놓고 저를 보더니 '인중, 입술 흉터가 있으시네요'라고 하면서 '언청이세요'라고 물으셨다. 사진은 잘 나오셨네요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면접관이)시설관리 하는데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식으로 말해 제 성격을 이야기 하니까 '(면접관이)그게 아마 ㄱ씨 상처 때문에 남한테 맞쳐 줄라고 하는 성격일꺼다'는 식으로 말했다. 너무 기분이 나빴다"고 토로했다.
ㄱ씨는 능력보다는 외모를 중시하는 고용 폐습을 지적했다. 그는 "언청이라고 해서 화가 나지는 않았다. 그런데 능력보다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면서 면접을 보면서 이렇게 기분 나쁜 적이 처음"이라며 "현재 구순구개열은 장애 정도가 미약해 장애 판정도 못받고 (중략) 저는 너무 크게 상처를 받아서 누구를 원망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항상 괜찮다고 생각하고 살았지만 지금은 나이가 드니 경쟁에서 지는 구나라는 걸 인정하게 됐다"며 "그냥 모르겠다.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ㄱ씨는 게시판을 통해 "저 사람 말 한마디 편견이 저에게는 너무 큰 상처가 된다"며 "가정 형편이 어려워 제가 벌어 상처 좋아지는 수술 여러번 하고 발음 좋아지는 수술을 여러번 했는네 이런 취급을 아직도 받는다. 취업을 해야 되는데 무섭다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구순구개열로 태어나서 고등학생까지 엄청 좋지 않았다. 그래서 수술도 여러번 해서 발음도 이제 좋아져 일반인의 80~90%정도 된다"며 "애초 이력서에 '태어날때 구순구개열입니다'라고 적어야 되나요 흉터를 가지고 있다고 써야 하나요 그래서 남들보다 발음도 조금 덜 부정확 하다고 적어야 해서 이력서를 내야 되나요. 그럼 연락이 올까요. 복지 카드도 발급 받지도 못하는데 장애인 취급 받아가면서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드네요. 저 같은 사람은 먼가요"라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ㄱ씨는 용기를 잃지 않고 세상에 맞서겠다는 당당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정말 제가 다니고 싶은 회사가 생기면 넣으려고 새로 이력서를 썼다"며 "이것으로 저란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협력사 원청 기업 관계자는 "채용을 진행한 사실이 맞고 당시 면접을 진행한 담당이 ㄱ씨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외모 면접 논란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기관이 공공기관이면 즉시 조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피해 면접자가 진정서를 내지 않고도 인지만으로도 직권 조사가 들어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와 같은 케이스의 인권침해 진정 등은 현재 공공기관 대상에만 해당해 안타깝다"며 "그러나 사안이 매우 중대한 상황임은 분명하다"며 "노동부 또는 관계 기관에 진정 등을 통해 절차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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