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박수홍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검은고양이 다홍 Blackcat Dahong'의 최근 게시물에는 박수홍에 대한 미담과 그를 향한 응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게시된 이 영상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1만6314개의 댓글이 달렸다.
최근 박수홍이 친형으로부터 거액을 횡령당했다는 폭로글이 퍼졌다. 박수홍은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전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금전적 피해를 본 적은 사실이다. 그 소속사는 제 형과 형수의 명의로 운영돼 온 것 또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30년의 세월을 보낸 어느 날, 제 노력으로 일궈온 많은 것들이 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면서도 연락이 닿지 않는 친형을 향해 "대화하자"고 심경을 밝혔다.
이런 사연이 알려면서 방송·연예계 지인은 물론 박수홍과 스치는 인연이 있었던 일반인들까지 그의 유튜브 채널을 찾아 미담·응원글을 남기고 있다.
한 누리꾼은 "14년 전 길에서 (박수홍을) 하루에 세 번 마주친 적이 있다. 그날 제가 너무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밤늦게까지 산책 중이었다. 그때 저한테 몇 시간 째 뭐하냐고 물으셨고 마음이 괴로워 무작정 걷고 있다고 답했다"며 박수홍과 만난 일화를 적었다.
이어 "문예창작과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란 제 말에 형은 작가가 될 것이냐고 물었고, 전 '잘 모르겠다' '특별히 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형은 '오늘 (안 좋은) 일이 일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좋은 일은 늘 자연스럽게 반드시 찾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모든 말은 존댓말이었다. 그러면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던 기억난다. 그 뒤로 전 작가가 됐다. 그 잠깐 사이에도 예의 바르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적었다.
홈쇼핑 PD라고 밝힌 누리꾼은 "생방송에 와서 저를 포함한 모든 방송 스태프에게 환한 모습으로 친절하게 대해 주고 방송 끝난 뒤 사진 요청하는 모든 분을 마다하지 않고 찍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늘 열정적으로 방송에 임해주시고 열심히 해주시던 수홍 님 응원한다"고 남겼다.
동물보호단체 이사이자 경비보안회사 직원이라는 또 다른 누리꾼은 "MBC에서 보안팀으로 일할 때 사람들이 '누가 제일 매너가 좋았냐'고 물으면 항상 첫 번째로 박수홍 님이라고 말한다. 보안근무자를 보고 언제나 허리 굽히며 환한 미소로 인사해주시던 수홍 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대다수 연예인은 바쁜 일정에 그냥 스쳐지나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수홍 님은 제가 있는 동안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25년 전 박수홍이 MC였던 한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다고 밝힌 누리꾼은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그때 너무 어린 나이에 방송에 나와 낯설어하는 저를 위해 매번 대기실에서 놀아주시고 예뻐해 주셨던 감사한 기억이 있다"면서 "방송이 끝나고 한참 뒤 학교에서 워터파크를 갔다가 우연히 마주쳐 반가운 마음에 '수홍 아저씨'라고 외쳤는데 제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셔서 친구들 사이에서 영웅이 됐던 기억이 있다. 힘든 시기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박수홍과 함께 일했던 방송스태프라고 밝힌 누리꾼은 "저 때문에 NG가 나서 감독님이 스태프 몇십 명이 있는 곳에서 소리치고 욕할 때 MC였던 박수홍씨가 저를 보고 웃어주고 괜찮다고 했던 기억을 지금까지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8년 전 프리랜서 스타일리스트로 일했다는 누리꾼은 "기억 못 하시겠지만 행사에서 박수홍씨를 봤을 때 제가 다른 가수 스타일리스트인데도 불구하고 무대 밑에서 따스하게 인사해주시고 물도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당신은 참 성공한 사람"이라고 했다.
쏟아지는 미담에 누리꾼들은 "여기가 미담 맛집" "댓글만 봐도 당신의 30년은 절대 헛되지 않았다" "댓글만 봐도 감동" "베풀고 심어 놓았던 열매들을 이제 걷을 타이밍"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 "광고주들은 뭐하나" 등 응원 댓글을 달며 위로했다.
이런 사연이 대중에 알려져 위로받기 전까지 박수홍은 상당히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홍의 절친한 지인인 방송인 손헌수는 전날 자신의 SNS에 "오랜 시간 옆에서 보기 안타깝고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며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선배님은 이 얘기가 세상에 알려지길 싫어한다.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가족 걱정이고 그중에서도 부모님 걱정 때문에 바보처럼 혼자 힘들어하며 15kg 이상 몸무게가 빠졌다"고 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제 그들은 최후의 발악으로 다른 연예인 가족들 사건처럼 악성 루머로 이미지 흠집을 내려 하는 것"이라며 "착하고 바보 같은 박수홍 선배님이 혼자서 그들과 잘 싸우고 다시 웃을 수 있게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박수홍 세무사가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일각에서 제기된 100억원대 피해 규모와 친형 부부의 미국 체류 주장은 추정에 불과했다. 당사자인 박수홍은 단 한 번도 꺼낸 적 없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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