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 MVP 레이스는 전주 KCC의 송교창(25·198㎝)과 부산 kt의 허훈(26·180㎝)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일상고 졸업 후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은 송교창은 매 시즌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에는 그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이다.
그는 정규리그 49경기에서 평균 31분50초를 소화하며 15.4점 6.4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국내 2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자유투 성공률이 60.7%로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야투 성공률이 50.5%, 2점슛 성공률이 56.3%로 슈팅 성공률도 이전에 비해 올랐다. 기존에도 강점으로 꼽혔던 골밑 공격은 물론이고 외곽 슛도 정확도를 높여 공격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KCC 속공 농구의 중심에 있었던 송교창이다. 골밑에서 공을 잡고 상대 골밑까지 돌진해 점수를 뽑아내는 능력이 압도적이다. 송교창의 활약에 KCC는 올 시즌 속공 득점 2위(10.8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파워포워드 포지션이 약한 KCC는 송교창에게 파워포워드 역할을 맡겨 제공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송교창은 상대팀 외국인 선수를 맡거나 에이스를 상대해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정규리그 1위 프리미엄도 있다. 개인 기록에서 경쟁자들과 월등히 차이가 나지 않으면 팀 성적이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게 일반적이다.
이상윤 SPOTV 해설위원은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공격도 좋지만 수비에서 공헌도도 상당히 높다. 이전에는 골밑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 시즌에는 적응을 했다. 센터를 제외한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선수”라며 “정규리그 1위에 상당히 공헌했다. 팀의 우승도 MVP 수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교창이 MVP를 수상하게 되면 KBL 최초로 첫 고졸 MVP가 된다. 송교창도 지난달 31일 정규리그 1위 확정 후 “조금 빨리 기회가 온 것 같다. 나는 좋은 동료를 만나 행운이 찾아온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라며 “MVP를 받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송교창의 대항마인 허훈은 2년 연속 MVP 수상을 노리고 있다.
2017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허훈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 50경기에 출전해 평균 33분32초를 뛰며 15.8점 2.6리바운드 7.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은 국내 1위이며, 어시스트는 리그 전체 1위다. 기록은 허훈이 송교창보다 조금 더 높다.
슛, 패스, 돌파 등 능력이 전 시즌에 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 시즌에는 바이런 멀린스와 2대2 공격이 주된 패턴이었다면, 올 시즌에는 다양한 공격법으로 팀을 전두지휘했다.
특히 승부처에서 보여준 해결 능력은 단연 압도적이다. 외국 선수가 있음에도 kt의 마지막 공격은 항상 허훈이 맡아왔다. kt가 올 시즌 패배 직전에서 연장전을 9번이나 치를 수 있었던 이유도 허훈의 클러치 덕분이다. ‘단신 외국인 선수’라고 불릴 정도다.
허훈이 이번에 MVP가 된다면 1997~1998, 1998~99시즌의 이상민, 2014~2015, 2015~2016시즌의 양동근에 이어 KBL 역대 세 번째로 MVP 2연패 역사를 쓰게 된다.
다만 팀 성적이 따라주지 않는다. kt는 26승 27패로 6위에 쳐져있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더라도 5위 전자랜드를 뒤집지 못한다. 송교창보다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이 해설위원은 “허훈은 골 결정력이 뛰어나면서 해결사 역할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득점 외에도 어시스트가 1위다. 팀원들을 살리는 능력이 탁월하다”라며 “충분히 올 시즌에도 MVP 수상이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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