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제’ 성적표 받은 與의 ‘후회’… 이제야 “다양한 목소리 듣겠다” 

‘낙제’ 성적표 받은 與의 ‘후회’… 이제야 “다양한 목소리 듣겠다” 

민주당, 당내 비판 속 ‘비대위’ 출범
초선 의원들 기자 회견 통해 “오만한 민주당” 자가비판
신현영 비대위원 “다양한 목소리에서 희망을 봤다”

기사승인 2021-04-09 17:30:04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4.7 보궐선거에서 완패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지도부부터 초선의원들까지 반성과 혁신을 다짐하는 모양새다. 앞서 ‘원팀’을 강조하며 이견을 차단했던 민주당에서 변화의 씨앗을 뿌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도종환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우리의 부족함이 크나큰 분노와 실망을 안겼다. 모든 책임은 오직 저희에게 있다. 더 꾸짖어달라”고 말했다. 

도 위원장은 반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심 앞에 토 달지 않겠다. 변명도 하지 않겠다. 다시 경청부터 하겠다. 선거백서에 국민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아낼 것”이라며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하루속히 빠져나오겠다. 반성과 성찰, 소통과 경청, 질서 있는 쇄신으로 다시 희망의 씨앗을 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비대위원인 신현영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신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사각지대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우리가 일부만 보면서 전체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의원들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어느새 민주당은 기득권 정당이 됐다. 우리의 과거를 내세워 모든 비판을 차단하고 우리만 정의라고 한 오만함이 민주당의 모습”이라며 “유권자를 가르치려 했다. 국민은 끝이 보이지 않는 재난 속에서 한계와 사투를 벌이는 데 그 처절함에 제대로 공감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기류는 보궐선거를 치르기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진중권‧서민 등 한때 민주당을 지지했던 이들도 진보 진영과 각을 세운 이유로 비슷한 이류를 꼽은 바 있다. 

다만 당내에서조차 이번 비대위 출범과 관련해 여전히 잡음이 들린다. 도 위원장이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탓이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혁신에 물음표를 던졌다. 그는 “비대위원장을 뽑는 데 당내 특정 세력의 눈높이로 뽑으면 안 된다”며 진정성에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응천 의원 역시 지난 8일 SNS를 통해 “우리 당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가급적 이번 당내 선거에 나서지 않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차기 지도부 구성에 강성 친문 출신이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대위원인 신 의원은 오히려 이러한 우려가 당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 의원은 “이번 비대위는 경청하는 기회나 프로그램을 상당히 많이 진행할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오히려 희망을 봤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은 혁신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구성원 모두가 변화하지 않았을 때 지금보다 더 어려운 힘든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느낀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번 비대위는 탑-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비대위가 혁신의 발판을 제대로 놓겠다. 다음 지도부가 제대로 살림을 꾸릴 수 있도록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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