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90마일(약 145㎞) 속구로는 보스턴의 강타선을 제압하기 힘들었다.
앞선 3경기에서 뉴욕 양키스 타선을 손쉽게 요리하는 등 19이닝 동안 단 5실점했던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선 5이닝 만에 4실점을 기록했다. 8피안타를 내주는 동안 탈삼진은 2개에 그쳤다. 류현진은 시즌 2패(1승)째를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인 보스턴을 맞아 호투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렸지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불방망이 타선을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보스턴 타선은 팀 타율 0.288, OPS(출루율+장타율) 0.818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1위다. 류현진은 3회까진 실점없이 깔끔한 투구를 펼쳤으나 타순이 돌아온 4회 집중타를 내주며 무너졌다.
평소보다 떨어진 구속이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초반 주무기 체인지업을 활용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오른손 타자 바깥쪽 존에 관대한 주심의 성향에 맞춰 코스를 공략했다. 하지만 2회 보가츠, 3회 달벡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잘 맞은 안타로 이어지자 속구와 커터 비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느린 속구는 보스턴 타선에겐 좋은 먹잇감이었다.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경기 전까지 보스턴 타선의 90마일 이하 속구 계열 상대 타율은 0.375로 리그 전체 4위다. 류현진의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2마일(약 145㎞)이다. 하지만 이날은 평균 88.8마일(142.7㎞)에 그쳤다. 보스턴 타자들이 방망이를 돌릴 때마다 공이 외야로 뻗어나갔다. 이날 류현진이 허용한 8개의 안타 중 5개가 장타였다.
여간한 팀이었다면 특유의 제구력을 이용해 위기를 넘겼겠지만 보스턴은 힘에 부쳤다. 지금의 보스턴은 제구와 구속 모두 완벽한 상태에서 진검 승부를 펼쳐도 상대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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