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스포츠 팬들은 26일(한국시간)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손흥민(29·토트넘 훗스퍼)과 메이저리그(MLB)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동시에 경기를 출전하는 날이었다. 출근을 앞둔 월요일 새벽임에도 많은 스포츠 팬들은 잠을 포기하고 TV 앞으로 모였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냈고, 팬들은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에 먼저 나선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은 26일 0시30분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결승전을 가졌다.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토트넘은 리그 1위 맨시티의 경기력에 압도되면서 경기 내내 질질 끌려다녔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경기장을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토트넘의 중원에서 패스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기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토트넘은 후반 37분 맨시티 수비수 에미리크 라포르테에게 헤딩 결승골을 내주면서 0대 1로 패했다. 프로 데뷔 후 우승 커리어가 없는 손흥민은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또 다시 준우승에 머물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토트넘은 손흥민이 공을 갖고 이리저리 운반해주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불행히도 손흥민은 너무 지쳐 보였다”며 평점 4점을 줬다. 이는 경기에 선발 출전한 토트넘의 모든 선수 가운데 최하 점수다.
이후 시즌 2승을 정조준하던 류현진이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26일 2시10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1 MLB 정규리그’ 템파베이 레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좋은 컨디션을 선보였다. 4회말까지 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템파베이 타선을 잠궜다. 절묘한 제구로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했고 예상을 깨는 볼 배합으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통증을 호소하며 결국 자진 강판을 선택했다. 4회말 2사 상황에서 마누엘 마르고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갑작스레 벤치에 사인을 보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류현진은 아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은 이날 평균자책점을 3.00에서 2.60으로 낮췄지만. 시즌 2승 도전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다행히 류현진의 부상 정도는 심각하지 않아 보인다. 구단 측은 “류현진이 가벼운 엉덩이 근육 염좌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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