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PO] 야수를 잠재운 교수님

[KBL PO] 야수를 잠재운 교수님

기사승인 2021-04-26 21:52:02
숀 롱(오른쪽)과 몸싸움을 펼치는 저레드 설린저(왼쪽). 사진=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안양=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교수님 앞에선 맹폭한 야수도 소용이 없었다.

안양 KGC는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울산 현대모비스와 3차전에서 86대 80으로 승리했다. 1·2차전에서 연승을 거뒀던 KGC는 3차전까지 따내면서 챔피언 결정전에 선착했다.

기대를 모은 외국인 선수의 맞대결은 KGC의 저레드 설린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양 팀의 외인은 이번 시리즈의 키플레이어였다. 현대모비스의 숀 롱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득점(21.3점)과 리바운드(10.8개) 1위를 휩쓸며 최우수 외국인선수상을 받았다. 팬들은 화끈한 플레이를 펼치는 롱에게 ‘야수’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KGC에 합류한 설린저는 정규리그 10경기 동안 26.3점, 11.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설교수’ 신드롬을 써갔다.

앞선 2경기는 설린저가 판정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40분을 뛰면서 40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뽐냈다. 2차전은 1차전에 비해선 다소 아쉬웠지만 21점 14리바운드를 올리는 등 여전히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롱도 저돌적인 플레이로 팀을 이끌었지만 설린저보다는 한 수 아래인 모습이었다. 2경기에서 평균 22득점 9.5리바운드를 거뒀지만, 승부처마다 상대 수비에 고전했다. 2차전에서는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갖고 신경질을 내기도 했다.

시리즈의 분수령이 된 3차전에서 두 선수의 클래스 차이는 다시 한 번 증명됐다.

1쿼터는 박빙이었다. 설린저는 1쿼터에 13점 5리바운드를 올렸고 롱은 8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설린저는 홀로 경기를 풀어가는 반면 롱은 팀원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2쿼터에도 대등한 대결을 펼친 양 선수는 3쿼터에 희비가 엇갈렸다. 3쿼터 중반 롱이 파울 트러블에 빠지면서 벤치로 물러났다. 설린저는 3쿼터에 7점을 올리며 KGC의 리드를 이끌었다.

롱은 4쿼터 6분을 남기고 재투입됐지만, 4파울로 인해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했다. 이를 눈치 챈 설린저는 집요하게 롱을 파고들어 득점을 냈다. 롱은 퇴장이 두려워 붙을 수가 없었다. 득점을 올리긴 했지만 영양가가 적었다.

설린저는 이날 38분56초를 뛰며 40점 15리바운드를 올린 반면, 롱은 26점 11리바운드를 거뒀다. 3차전도 설린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가 끝난 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롱도 좋은 선수인데 수비가 약하다. 반면에 설린저는 공격과 수비 모두 잘한다. 수비에서 맥을 잘 짚고 있는 선수인 것 같다. 진짜 잘하는 선수”라고 엄지를 세웠다.

설린저는 “오늘 경기 2쿼터 중반에 (숀 롱이) 좀 실망하고 흥분하더라. 나는 더 차분하게 수비에 집중했다.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라면서도 “그는 외국 선수 MVP 선수다. 정말 훌륭한 선수다. 운동 능력도 좋고, 힘도 센 선수”라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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