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모비스는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안양 KGC와 3차전에서 80대 86으로 패배했다. 홈에서 2연전을 모두 내준 현대모비스는 3차전까지 패배하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현대모비스는 시즌 개막전만 하더라도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20년 가까이 팀을 이끌었던 양동근이 은퇴하고 맞이한 첫 시즌이었다. FA로 장재석, 기승호, 김민구, 이현민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양동근이 끼치는 영향력이 워낙 컸기에 현대모비스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시즌 초반에는 팀의 핵심 선수로 성장한 김국찬이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악재를 맞았다. 2라운드 중반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고양 오리온으로부터 최진수를 영입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현대모비스가 중위권에 머물자 많은 이들의 예측이 맞아 떨어지는 듯 했다. 외국인선수 숀 롱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고, 양동근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후반기 4라운드를 기점으로 현대모비스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 특유의 전술 아래에 선수단도 조직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어린 선수들도 점점 성장해나갔다. 4라운드에 7연승을 거두며 순위를 대폭 끌어올린 현대모비스는 5라운드를 6승 3패, 6라운드를 4승 5패로 마쳤다.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를 2위(32승 22패)로 마치며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비록 4강 플레이오프에선 저레드 설린저가 버티는 KGC를 넘지 못하면서 탈락했지만 신예 선수들의 활약이 또 한 번 돋보였다.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이우석은 3경기 동안 평균 6.6점 5.3리바운드로 눈도장을 찍었다. 양동근을 대체할 서명진도 12.3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젊은 선수들이 플레이오프라는 큰 경험을 했다. 선수들에겐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앞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큰 경기를 뛰어보는 게 선수들에겐 엄청난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석이와 명진이는 큰 무대 경험을 통해 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다음 시즌에 훨씬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시즌이 끝난 건 아쉽지만 다음 시즌을 기약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당초 6강이 목표라고 했는데, 여러 팀에서 선수들이 모인 후 치른 첫 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즌 초반에는 내가 미스를 했다. 베스트5를 못 정했다. 벤치멤버가 이렇게 많이 있었던 건 처음이라 나도 헷갈렸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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