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편의점 GS25는 캠페인 광고 속 ‘손 모양’ 때문에 남혐(남성 혐오) 홍역을 치렀다. 지난 1일 GS25는 전용 모바일 앱에 캠핑용 식품 구매자 대상의 경품 증정 이벤트 홍보를 위한 포스터를 게시했다. 문제는 포스터 속 손 모양 등 여러 상징물들이 남성 비하 목적의 그림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남혐 논란에 휩싸였다.
억측이라는 주장 속에서도 조윤성 GS25 사장이 직접 나서 “사회적 이슈를 인지하지 못했다“라며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사과했다. 조 사장은 ”캠핑을 주제로 한 포스터 제작을 위해 유료사이트에서 ‘캠핑’, ‘힐링’이라는 키워드로 다운받은 이미지를 사용했으나 디자인 요소에 사회적 이슈가 있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최근 들어 젠더 갈등은 더 잦아지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 MLB 역시 인스타그램의 모자 광고 문구에 “쌩얼은 좀 그렇잖아?”라는 문구를 적었다가 ‘여혐’으로 뭇매를 맞았다. 해당 광고에는 “소비자는 쌩얼을 가리는 모자가 아니라 착용감이 좋은 모자를 원한다” “이제 MLB 모자 쓰면 쌩얼 가리는 여자로 낙인찍히는 건가” 등의 항의성 댓글이 빗발쳤다.
논란이 커지자 MLB 측은 “성차별로 인지될 수 있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고객님들께서 지적해 주신 소중한 의견을 귀담아듣고, 불편해하실 수 있는 콘텐츠를 게시 중단했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젠더 갈등 뿐 아니라 ‘공정성’ 등 MZ세대가 민감하게 여기는 이슈는 언제든 위험요소가 됐다. 2019년 배달의민족은 연예인 등에게만 할인쿠폰을 지급했다가 ‘일반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항의가 이어져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또 패션 쇼핑몰 무신사도 여성 회원만을 위한 할인 쿠폰을 발행했다가 지난 3월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까지 했다.
연이은 논란에 유통업체들은 광고물과 마케팅에 대한 자체 검열을 강화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MZ세대에 민감한 요소들인 만큼 한번이라도 논란에 휘말렸다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이미지가 실추해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등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최근 '별도 따줄게'라는 제목으로 이마트24에서 스타벅스 텀블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공지했다. 하지만 GS25의 손가락 모양이 논란이 되자 포스터 속 남성의 손 모양을 바꿔 오토바이 핸들을 잡고 있는 디자인으로 교체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를 차단하고자 선제적으로 이미지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젠더 갈등이 큰 이슈로 부각되면서 홍보물이나 디자인에 대한 비상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젊은 직원들을 통해 특정 상징물이나 기호에 대한 의미도 살피며 문제가 될 소지가 없는지 살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Z세대가 SNS에 익숙해 이미지가 한번이라도 실추되면 회복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흥미로운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감수성’을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해진 시대”라며 “MZ세대가 SNS여론을 주도하면서 이들의 목소리가 중요해졌지만, 갈등적 요소도 커 젠더 등 이슈가 때로는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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