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 SK텔레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참여했다. 특히 유통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의 대결에 눈길이 모인다. 롯데든 신세계든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빅3’로 도약하는 만큼, 양쪽 다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두 기업 모두 공개석상에서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지난 주주총회에서 “본입찰 참여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않았지만,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도 주주총회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양측 모두 소비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커머스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쿠팡 등 신흥 강자에게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도 깔려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이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어 세 번째 수준인 만큼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온라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20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161조원 기준, 이 가운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로 추정된다.
다만 가격이 관건이다. 최대 5조원까지 매각가가 언급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그보다는 낮은 가격에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본 입찰은 5월 말∼6월 초로 예상되는 가운데 몸값을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요기요’ 인수전도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4일 진행된 요기요 예비입찰에는 유통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이 참여했다. 인수를 위한 적격후보 명단(숏리스트)에는 신세계그룹 SSG닷컴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이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요기요의 몸값은 2조원 가량으로 거론됐으나, 최근에는 적정 가격이 1조원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치는 더 하락할 수 있다. 쿠팡이 자사 배달앱인 쿠팡이츠를 무섭게 키우고 있는 데다, DH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에 따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운영사)의 지분 전량을 6개월 내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요기요 운용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인수자가 몸값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매각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H가 요기요를 반드시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매수자들이 금액을 낮추기 위한 눈치싸움을 벌일 것”이라며 “쿠팡과 네이버, 카카오 등 유력 인수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요기요의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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