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라고 판단한 공은 볼이 선언됐고, 주루 방해라고 생각한 상대 플레이는 문제가 없다고 판정됐다. 이에 잘 던지던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급격히 흔들렸고,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첫 패전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1자책점)을 기록해 패전 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4회말 스코어 2대 2, 1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2번째 투수 헤네시스 카브레라가 김광현이 남긴 주자 2명의 득점을 허용했고, 세인트루이스가 3대 5로 지면서 김광현은 패전투수가 됐다.
김광현의 평균 자책점은 2.74에서 2.73으로 소폭 하락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평소보다 제구가 안 됐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이 볼로 판정되면서 정신력이 흔들렸다”라며 “(4회말 아레나도의) 실책이 나온 데다 주루 방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 일도 없이 경기가 진행됐다. 여기에 꼭 이기고 싶다는 욕심도 컸던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 이닝에 볼넷을 3개나 준 데다 연속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감독 입장에서 투수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내가 감독이었어도 교체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회에 운이 따르지 않았던 김광현이다. 아레나도의 실책 후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땅볼 상황에서 2루수와 마차도가 충돌했는데, 주자 방해 없이 선행 주자 마차도만 아웃됐다. 이후 김광현의 제구도 급격히 흔들렸다.
김광현은 “(4회말에) 볼넷을 내주면서 스트라이크 판정이 안 나온 것도 아쉬웠다. 그런 부분이 겹치면서 흔들린 것 같다고”고 더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패배를 안은 김광현이다. 그는 “300승 투수도 150패를 한다”라며 “난 이제 첫 패를 기록했을 뿐이다. 솔직히 너무 늦게 패전투수가 됐다. 앞으로 이길 날이 더 많을 거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안하고 즐기면서 경기를 뛰겠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한편 이날 샌디에이고의 7번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한 김하성과 맞대결에 대해선 “특별한 건 없었다. 최근 샌디에이고가 하위 타선이 볼넷 등으로 출루해서 기회를 만들면 상위 타선이 해결해 득점을 올렸다”라며 “이를 막기 위해 하위 타선을 잘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샌디에이고의 1~4번타자와 대결하고 싶었다. 그런 콘셉트로 오늘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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