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강동구청이 올해 초 5급 상당의 전문임기제나급 공무원을 ‘공고 없이’ 여러 명 임용 후 공식 홈페이지에 주무관으로 표기했다가 논란이 제기되자 보좌관으로 명칭을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동구청은 최근까지 임용된 인원 중 한 명을 하위 공무원 통칭인 ‘주무관’으로 표시했었다. 하지만 강동구 내부망에는 해당 임용 인원은 처음부터 ‘보좌관’으로 돼 있어 논란이 일었고, 강동구청은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홈페이지에 주무관을 보좌관으로 슬쩍 수정했다.
쿠키뉴스의 취재 결과 강동구청은 올해 1월1일자로 ‘공고 없이’ 채용한 ‘조 모 정무보좌관’은 공식 홈페이지에 ‘주무관’으로만 표시됐었다. 또 담당 업무도 단순히 ‘구청장 비서실’로만 적혀 있었다.
지난 14일 쿠키뉴스는 해당 인물이 강동구를 지역구로 둔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교 동창이라는 점을 보도했다. 그는 이 의원이 강동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강동구청은 전임 구청장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인물을 비서실장이 아닌 ‘정무보좌관’이라는 직함을 주고 올해 1월1일자로 새롭게 임용했다.
그러나 강동구가 5급 상당 공무원인 해당 임용자를 외부에는 주무관으로 표기, 하위직으로 숨기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내부 직원들이 볼 수 있는 내부망에는 지난 1월부터 그를 ‘보좌관’으로 표시했기 때문이다.
또 같은 시기에 임용된 다른 보좌 직원들은 처음부터 공식 홈페이지에 ‘보좌관’이라고 표시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확인 결과 강동구청은 지난 4월에 채용된 또 다른 전문임기제나급 공무원 역시 홈페이지에 ‘보좌관’으로 공개했다. 유독 해당 보좌관만 지난 5개월 동안 ‘주무관’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혹의 시선이 쏠린다.
행안부 관계자 역시 “6급 이하 공무원을 주무관으로 언급한다”고 답변했다. 시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 직책과 실제 직급이 사뭇 달랐던 셈이다.
이후 쿠키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강동구청은 홈페이지에서 이를 은근슬쩍 ‘보좌관’으로 수정했다. 담당 업무 역시 ‘구청장 비서실’이 아닌 ‘정무보좌관’으로 명시했다. 그가 5급 상당의 전문임기제나급으로 임용된 지 약 다섯 달 만이다.
이는 최근에서야 이뤄진 작업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구글 등 포털에 아직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검색 엔진의 결과값은 수정과 동시에 반영되지 않는다. 네이버와 구글 등의 검색 결과에 따르면 여전히 해당 인물이 ‘주무관’으로 표시된다.
이에 대해 강동구청 전산 담당 공무원은 “왜 이 사항이 궁금한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또 다른 공무원은 “해당 홈페이지는 내부 인사 시스템과 연동되기에 임의로 수정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행안부와 다른 지자체의 답변은 강동구의 해명과 사뭇 다르다. 서울 모 구청에서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담당자는 “신규 임용이나 인사이동이 이뤄지면 관련 사항 수정은 하루 만에 이뤄진다”며 5개월 동안 수정되지 않고 방치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행안부 관계자도 “일반적으로 인사이동을 하면 공식 홈페이지에 노출되는 내용은 늦어도 1주일 안에 정리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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