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네이버를 우군으로 끌어들여 이베이코리아를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이 최대주주로 네이버가 2대 주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향이 우세하게 점쳐지고 있다.
양사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네이버와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사항은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신세계와 네이버가 지난 3월 지분을 교환하며 '동맹'을 맺은 만큼, 연합 전선을 꾸려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당시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전방위적 협력을 공개 선언했다.
양사가 손을 맞잡고 공동 인수에 성공한다면 거래액만 50조원에 달하는 이커머스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네이버의 지난해 말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8조원, 이베이코리아는 28조원이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 거래액은 3조9000억원이었다.
쿠팡이라는 '공동의 적'을 꺾기 위해서라도 양측이 손을 잡을 이유는 충분하다. 지난 3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은 확보한 실탄으로 공격적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거래액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쿠팡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다. 쿠팡의 성장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유통기업 신세계도 분위기를 반전 시킬 기회가 절실하다.
양측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신세계는 네이버의 약점인 물류와 상품 구성을 보완해주고 네이버는 IT기술 노하우와 플랫폼 영향력을 제공할 수 있다.
신세계와 네이버의 연합전선이 구체화할수록 본입찰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는 최근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에 본입찰 일정을 6월 7일로 통보했다.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는 SK텔레콤, 롯데쇼핑, 신세계, MBK파트너스가 참여 중이다.
또 다른 연합전선이 구축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가 거론된다. 이들 역시 자금동원력이 신세계·네이버에 뒤지지 않는데다, SK텔레콤의 11번가,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 홈플러의 오프라인 매장, 등의 시너지도 기대할만한 탓이다.
이외에도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GS리테일이나 카카오가 등판해 다른 인수후보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베이코리아를 쉽게 양보할 수 없는 롯데도 다른 우군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이합집산이 주목받고 있는 데는 높은 인수가도 한 몫 하고 있다. 매각가를 두고 견해차가 크지만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은 최대 5조원이 거론되고 있다. 연합체를 구성해 참전할 경우 인수가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네이버의 공동 인수 가능성에 다른 인수 후보들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면서 "다소 식었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관심이 다시 반전되는 분위기"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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