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마트의 호텔부문 자회사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최상급 독자 브랜드 호텔 ‘조선 팰리스 강남’을 개관했다.
조선 팰리스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다섯 번째로 선보이는 자체 브랜드 호텔이다. 이 호텔은 최상급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객실 254개를 비롯해 330명이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더 그레이트 홀’ 등 3개의 연회장, 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다. 하루(1박) 숙박료가 40~50만원부터 시작해 최대 1600만원을 호가하는 럭셔리 호텔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호텔 인근인 신세계 센트럴시티에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의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이 있다는 점이다. JW메리어트’역시 글로벌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최상급 브랜드다.
두 호텔 모두 강남 VVIP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고, 객실, 식당 등 이용 가격이 비슷하게 책정돼 있다. 일례로 럭셔리 호텔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 가격(일요일 점심 뷔페 기준)은 조선 팰리스가 1인당 15만원, JW메리어트서울이 13만원이다.
일각에선 이들의 각자도생을 두고 한 지붕 아래 두 개의 같은 사업을 운영하는 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JW메리어트 서울은 위탁 운영 형태로 자체 브랜드인 정 부회장의 조선 팰리스와 비교하긴 무리가 있다. 다만,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도 자체 호텔 브랜드 ‘오노마’를 오는 8월 대전에서 개관할 예정인 만큼, 향후 사업 영역이 겹친다는 뒷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가장 먼저 호텔 사업에 뛰어든 것은 정 총괄사장이었다. 1996년 조선호텔에 입사해 2009년 신세계 부사장을 맡기 전까지 그룹의 호텔 사업을 지휘했다.
하지만 신세계가 남매 분리 경영 체제를 강화하면서 조선호텔을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부문으로 편입했고, 정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 백화점 부문은 JW메리어트 서울만 소유하고 있었다.
정 부회장도 미래 먹거리로 호텔 사업을 점찍은 만큼 공격적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다섯 개의 호텔을 새로 개관했다. 이외에도 특급호텔 웨스틴 조선과 비즈니스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등 총 9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 모두 호텔 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 센트럴시티의 호텔부문은 지난해 매출 480억원, 영업손실 119억원을 기록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매출 1940억원, 영업손실 706억원을 냈다. 이에 최대주주인 이마트로부터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2800억원을 수혈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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