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에 노마스크 와도…면세업계는 아직 '깊은 터널'

백신에 노마스크 와도…면세업계는 아직 '깊은 터널'

기사승인 2021-06-01 06:06:01
중국인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던 한 면세점의 화장품 매장. /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면세업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매출을 회복하려면 해외여행 '부분 허용'이 아닌 '전면 허용'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다. 아울러 매출 대부분을 따이공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성장한 중국 내 면세산업도 변수로 떠올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면세업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새어나오고 있다.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고, 우리 정부도 백신 1차 접종자에 한해 오는 7월부터 야외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다.  

증권사들은 주요 면세점에 대한 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이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호텔신라에 대한 목표주가를 13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백신 공급 확대와 성수기 도래로 이익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 내다봤기 때문이다. 대신증권도 호텔신라를 12만원으로 33% 올려 잡았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호텔신라의 주가는 전날보다 4.21% 오른 10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로 면세업계는 지난 3월부터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모양새다. 백신접종 확산과 무착룩 관광비행으로 인한 여행 수요 개선,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반등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3일 한국면세점협회가 발표한 올해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4347억원으로 전달 1조1687억원 대비 2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1조3674억원으로 전월 대비 22.8% 늘었고, 내국인 매출도 673억원을 기록하며 22.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9월 1조4841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업계는 기저효과에 대한 착시일 뿐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워낙 깊었던 영향"이라며 "예년 수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밑바닥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늘 길이 막힌 상황에서 아직까지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게 업계의 호소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들은 올해도 휴직과 임금동결, 유연근무 등의 비상조치를 시행 중이다. 

업계는 섣부른 회복 여론 조성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사라질 것을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백신 접종률이 올라도 당장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며 "결국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따이공들이 돌아와야 하는데, 국가각 이동이 완전히 이전처럼 돌아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을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아직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섣부른 회복세 판단으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사라질까 염려스럽다"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면세업계를 위해 판매가 묶였던 재고 면세품의 국내 판매를 허용했고 공항 임대료 추가 할인도 진행했다. 면세점 특허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추는 지원도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까지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거 국내 면세업 성장세가 가파를 당시의 인식으론 미래를 대비하기 어렵다는 우려다. 한 대형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외화반출을 막기 위해 면세 특구 지정 등으로 따이공을 불러들이고 있다"면서 "국내도 면세점 구매 한도 인상, 특허수수료의 특혜성 감면이 아니라 전면 감면 등 장기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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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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