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부경찰서는 지난 3일 거액 도박을 한 혐의로 윤성환을 구속했다.
윤성환은 지난해 9월 A씨에게서 현금 5억원을 받아 불법도박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대구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강경호 대구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없애거나 도망갈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성환은 한때 삼성과 KBO 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 투수 중 한명이었다.
윤성환은 2004년부터 2020년까지 삼성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8시즌에서 10승 이상을 올리는 등 통산 135승 106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다승 부문에서는 프로야구 역대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남겼다.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그라운드를 떠나는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윤성환은 지난해 불법도박 의혹에 시달렸고 결국 삼성 구단으로부터 방출됐다.
당시 윤성환은 불법도박을 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대구 북부경찰서가 지난 1일 윤성환을 불법도박 혐의로 검거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경찰은 윤성환에게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윤성환이 지난해 9월 대구 달서구의 한 커피숍에서 A씨로부터 현금 5억원을 받아 불법도박에 사용한 혐의다.
윤성환은 지난해 8월21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마운드를 밟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스포츠 선수가 경기 조작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을 경우 실행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죄가 적용된다.
만약 경찰 수사 결과 윤성환이 받은 금품이 승부조작을 모의한 대가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일탈로 끝나지 않는다. 프로야구계에는 악몽 같은 승부조작 파문이 재현되는 것이다.
지난 2012년 박현준과 김성현, 2016년 NC 이태양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져 영구제명됐다. 이성민, 유창식, 문우람도 승부조작 의혹에 연루되면서 유니폼을 벗었다. 프로야구계는 5년 만에 다시 승부조작 파문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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