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무기한 파업 선언…내 택배, 배송 늦을까?

택배노조 무기한 파업 선언…내 택배, 배송 늦을까?

기사승인 2021-06-11 05:10:01
2차 사회적 합의가 결렬되면서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 택배상자가 쌓여있다. / 사진=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선 택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택배업계는 일부 지역에선 배송 차질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파업 노조원이 적은 만큼, 전국적인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11일 업계와 노조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택배 기사 과로사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택배 노사 간 사회적 합의가 불발되자 지난 9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택배사들이 사회적 합의안 타결을 미루고 적용 시점을 1년 유예해달라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결렬 원인”이라며 “분류작업 문제는 이제 끝장내자는 결심으로, 국민께 불편을 끼치더라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게 된다는 점을 밝힌다”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조합원 53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전체의 92.3%(4901표)로 나타나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선언했다. 다만 노조는 “앞으로 진행될 교섭에는 참여할 방침”이라며 ‘여지’는 남겼다. 다음 사회적 합의 기구 회의는 오는 15∼16일로 예정됐다.

시민들은 택배파업이 ‘대란’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생활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택배물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신모(30)씨는 “쿠팡 오픈마켓을 통해 주문한 청소 용품이 있었는데, 9일 해당 업체에서 택배 파업 때문에 출고가 어렵다고 전화가 왔다”라며 “당시 cj대한통운과 롯데택배 두 군데 모두 출고가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우려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 다시 출고가 된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급한 물건을 시켜도 되는 것인지 망설여 진다”라며 “노사 간의 합의가 하루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주부 서모(48)씨는 “아직까지 체감되는 것은 없지만, 주문한 물건이 신선식품이라 배송이 늦을지 걱정이 된다”라며 “최근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의 택배 대란 사태를 봤다. 하루라도 택배 배송이 멈추게 된다면 생활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의 라인이 멈춰있다. / 사진=박태현 기자
택배업계에서는 전국적 '배송 대란'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택배 기사의 노조 가입률이 높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배송 지연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한진택배는 고객사에 울산과 경기 성남·광주·이천·용인시 일부, 전북 정읍시에서 전날부터 배송 지연이 예상된다고 공지하고 해당 지역 개인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집하를 제한했다. 지난 8일에는 경남 거제시 전역과 경기 고양·전북 군산 지역에서도 배송 지연을 안내했다.

롯데택배도 울산과 창원, 서울 은평·경기 이천 등 일부 지역에서 배송 지연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도 택배노조 우체국본부 소속인 소포위탁배달원의 배달 거부에 따라 전체 소포 배달이 늦을 수 있음을 알렸다. CJ대한통운은 아직 고객사에 별다른 공지나 안내는 하지 않은 상태다. 

쿠팡과 티몬 등 이커머스들도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오픈 마켓 관계자는 "쿠팡친구와 같이 직접 배송하는 주문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배송대행하는 판매업체들엔 일부 출고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파업 참여자가 적은 것도 대란 수준의 혼란이 올 가능성을 낮춘다. 파업에 참여하는 기사는 전체 약 5만명 중 쟁의권이 있는 2100여명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쟁의권이 없는 조합원은 오전 9시 출근, 오전 11시 배송 출발하는 등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단체행동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택배기사의 노조 가입률은 11% 정도다. 최대 택배사인 CJ대한통운은 노조원 비중이 7% 정도, 한진과 롯데택배는 5% 수준이다. 이 가운데서도 일부만 파업에 나서는 셈이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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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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