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 당선 이후 당직 인선을 둘러싸고 당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영남’과 ‘유승민계’가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도로한국당’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수석대변인과 비서실장에 각각 황보승희‧서범수 의원을 내정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영남’ 색채가 강하다는 비판이다. 둘 다 지역구가 영남이기 때문이다. 황보 의원은 부산 중‧영도구가 지역구다. 서 의원 역시 울산 울주가 지역 기반이다. 특히 서 의원은 부산 지역 5선인 서병수 친동생이다.
이 가운데 당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과 대선의 핵심 키를 쥔 정책위의장 선임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 대표 측은 당초 사무총장에 박진‧권영세‧권성동 의원 등 중진 의원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권 의원은 1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정책위의장 자리에도 영남과 유승민계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도읍 의원과 유경준 의원 등이 언급된다. 김 의원은 부산 북‧강서구을 출신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황교안 전 대표의 입김과 영남쏠림 인사라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유 의원은 유승민계로 꼽힌다.
또 다른 핵심 당직인 여의도연구원장도 마찬가지다. 유승민계 지상욱 위원장의 유임설이 힘을 받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처럼 KDI 출신인 윤희숙 의원도 여의도연구원장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하태경 의원까지 대권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이 신임 당대표 등장 이후 유승민계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정 계파나 지역의 본격적인 등장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등 외부 인사들을 향한 문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향한 ‘범야권 대오’가 깨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 대표가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정치 철학을 유승민 전 의원과 공유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면서 해당 우려가 더욱 커졌다.
한 전직 의원은 “이 대표의 인사에 하 의원과 유 전 의원의 그림자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무늬만 변화다. 당의 미래가 한치 앞도 못 내다보고 있는 듯하다”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한 최고위원 역시 1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도 편중된 인사를 하면 안 된다는 우려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가 공식 일정을 곧바로 소화하는 데 필요한 주요 당직 두 개는 불가피하게 논의할 겨를이 없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앞으로는 협의하겠다고 밝혔다”며 아직까지는 관망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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