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의 정치 도전 선언이 임박하면서 범야권 내 대선 경선 레이스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내세운 ‘8월 버스론’을 두고 야권 내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선 국면의 범야권 단일화를 위해 국민의힘이 ‘플랫폼’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원장은 28일 오전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점에 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치 도전 선언이다.
아울러 윤 전 총장도 본격적인 시동에 나선다. 그는 29일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애국과 헌법정신을 강조하며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되는 ‘8월 버스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이 대표가 주장하는 이른바 ‘국민의힘 자강론’이다. 현재 당내 주자로는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꼽힌다. 최근 복당한 홍준표 의원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제주를 방문해 원 지사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는 제주더큰내일센터 프로그램,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등을 방문했다. 원 지사의 싱크탱크인 원코리아 혁신포럼에 참석해 힘을 싣기도 했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8월 버스론에 관해 “정당 대표로서 공지하는 일정”이라며 “거기에 관해서 윤 전 총장 측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같은 방송에서 하 의원에 관해서 “젊은 지지층의 향상과 함께 대선 행보를 시작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외에도 우리 당에 훌륭한 사람이 많다. 당내 대선주자 군도 훨씬 풍성해질 것”이라고 했다. 결국 지난 4.7 보궐선거 때처럼 당내 후보군 등을 적극적으로 부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의 발언들이 최근 다시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통합 불발에 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24일 한 방송에 출연해 “지금 (국민의힘) 밖에 있는 인물들이 국민의힘 내부에 아무 기반이 없다. 당원이 대통령 후보를 뽑는데 50% 정도 영향력 행사하게 돼 있기 때문에 (당에) 뿌리를 가진 사람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시선이 크다. ‘버스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외부 인사들에 대한 압박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권교체를 위해서 ‘자강론’보다 ‘통합’에 무게를 둬야한다는 비판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당의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 4개월 전에 후보를 선정하게 돼 있다”며 “우리가 수많은 인재들을 영입해서 대권으로 보내는 산파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플랫폼 정당을 지향하는 국민의힘의 근본적인 방향과는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조수진 최고위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조 위원은 24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이 대표를 향해 “입당을 하고자 하는 대선주자와 인물을 폭넓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DJ계 장성민 전 의원 등과 폭넓게 대화해야 한다. 이들이 국민의힘에 들어올 때 예의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치 베테랑들도 마찬가지였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28일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해 “당 안팎의 여러 유력한 후보 모일 수 있는 공정한 경선 관리가 필요하다. 국민 통합 위해 당내 화이부동 자세로 화합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열린 자세를 주문했다.
김종하 상임고문 역시 ‘야권 단일화’를 강조했다. 김 상임고문은 “야권 통합밖에 없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로 증명됐다. 야권에 있는 분은 삼고초려 하더라도 데려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야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은 누구든 끌어들이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인기가 올라간다고 자만하면 망한다”며 쓴소리를 남겼다.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