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앞두고도 34개팀 대기"…이 와중에도 2030 몰렸다 [가봤더니]

"4단계 앞두고도 34개팀 대기"…이 와중에도 2030 몰렸다 [가봤더니]

기사승인 2021-07-12 14:24:23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의 한 팝업 전시 매장에 몰린 손님들 / 사진=한전진 기자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16팀이나 대기 중이네 못 먹겠다. 가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최고 단계 '4단계'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이날 오후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의 한 인기 카페 앞에서 만난 김수지(가명)씨는 남자친구와 발걸음을 돌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근처 공원에 있다 잠깐 카페만 들러 테이크아웃을 하려고 들렸는데, 이날도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라고 당황해했다. 

이날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324명. 특히 주말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태 후 최다 확진자를 기록했다. 이에 백화점도 한산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현장 모습은 달랐다. 전반적으로 평소 주말과 비교해선 감소한 듯 했지만, 이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 

지하 2층에는 MCN업체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진행하는 오프라인 팝업 전시가 한창이었다. 이따금 입장을 위한 인파가 늘어섰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전시장 안에는 일부 인원만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입구 밖 사람들이 몰리면서 거리두기 조치는 이내 무색해졌다.

이외에도 인기 의류매장인 ‘아르켓’과 ‘나이키’, ‘아디다스’ 등에서는 상품을 둘러보려는 2030 젊은층 고객들이 많았다. ‘BGZT랩’ (번개장터) 매장에는 34팀의 대기열이 예약돼 있었다. 

4단계 시행 하루 전 날이었지만, 큰 분위기 변화는 없었다.  사진=한전진 기자
유명 카페들의 인기도 그대로였다. 이전보다 대기열이 크게 감소했지만, 테이블은 잡는 건 여전히 어려웠다. 오후 4시 기준, 지하1층 카멜커피는 대기팀이 16팀, 지상 5층의 블루보틀은 13팀까지 대기가 있었다. 인근의 다른 카페들 역시 만석인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각심이 무뎌진 탓인지 거리두기가 잘 이뤄지지 않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기 고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카페 매장 직원이 자리에서 사라지면 곧장 간격을 두지 않고 빽빽하게 붙어있는 상황이 이어졌다. 백화점 측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 앞에 위치해 고객들에 대한 제지를 했지만, 모든 상황에 다 대응하기란 어려워 보였다. 

1층 명품관의 구찌 등 명품 매장도 여전히 인기였다. 이날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일인 탓에 지하 1층 식품관에도 장을 보러온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 오히려 2층~5층의 화장품 및 의류 매장이 비교적 한산했다.

한 시민은 “내일 거리두기가 격상된다니까 사람들이 쇼핑보다는 장을 보거나 식사를 하러 나온 것 같다”라며 “얼마전 다른 현대백화점 지점에서도 확진자가 많이 나왔는데, 이곳에서도 그럴까 시실 걱정”이라고 말했다. 

붐비는 식당가 식품관과 달리 2~5층의 의류매장은 생각보다 더 한산했다. / 사진=한전진 기자
최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현재까지 10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4일 백화점에서 일하는 2명이 확진된 이래 연일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9일 하루만 13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 집단감염과 관련해 총 1만518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1572명은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더욱 철저한 방역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식당가와 푸드코트 등의 좌석수는 20~30%가량 줄였고, 좌석 배치도 1m 이상의 간격을 뒀다. 매장 곳곳에는 비말 칸막이를 비치했다. 매장 근무 직원의 안전을 위한 대책도 도입한다. 창고나 휴게공간 등 직원 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수칙 준수 등을 관리하는 '안전방역관' 제도를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최근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날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는 근무자 2명이 확진됐다. 1명은 지하 1층 슈퍼매장 계산대에서, 다른 한 명은 1층 주얼리 매장에서 근무했다. 용인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판매사원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서울 강서구 이마트 가양점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백화점, 대형마트도 고객 입장 시 QR 확인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시설에는 하루에 1만 명이상의 방문객이 오간다. 이에 밀접접촉자를 곧바로 파악해 감염 확산을 조기에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방문자 명단 작성에 대해 동시 입장객 수가 많은 영업 특성을 고려할 때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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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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