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실내공간에서의 호흡기 감염병 전파 위험은 개방공간 대비 약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의 경우 개방공간 대비 실내공간에서 4.08배의 전파 위험을 보였고 주거공간, 비행기 등에서 위험도가 높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문진영 전공의(제1저자), 창원경상국립대병원 감염내과 류병한 임상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은 지난해 12월까지 국제학술지에 실내공간에서의 호흡기계 질병 감염 위험을 주제로 발표된 5만9179편의 문헌을 검토해 최종 147편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그 결과, 실내공간의 감염 위험은 개방공간 대비 약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파 경로는 공기 또는 비말로 한정했다.
구체적으로 공간별 감염 상대위험도는 직장/학교 3.94배, 병원 3.23배, 항공기 3.08배, 주거공간 2.63배, 여객선/군함 2.17배로 나타났다.
병원균별 감염 상대위험도는 2015년 유행했던 메르스가 12.58배로 실내공간에서 가장 전파 위험이 높았고, 백일해를 일으키는 병원균(Bordetella pertussis)이 7.08배, 볼거리 병원균(Mumps virus) 4.84배, 코로나19 4.08배, 사스 2.86배, 결핵 2.71배, 인플루엔자 2.20배 순이었다.
연구팀은 실내공간 유형별 전파 위험도를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비슷한 병원균을 그룹화했다. 코로나19·메르스·사스 그룹의 실내공간 전파 위험은 4.44배 높았고, 특히 주거공간 전파 위험이 5.14배로 가장 높았으며, 병원 4.19배 순이었다. 이는 전체 병원균의 감염 위험이 직장/학교에서 가장 높은 점과는 대조적으로, 국가별 방역대책에서 따라 특정 유형의 공간에 봉쇄 조치를 내릴 경우 풍선 효과처럼 다른 종류의 공간에서 감염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핵 그룹은 직장/학교가 3.88배로 가장 감염 위험이 높았으며 비행기 3.77배, 병원 2.96배, 주거공간 2.19배로 나타났다.
코로나19만을 별도 분석한 결과, 개방공간 대비 실내공간에서 4.08배의 전파 위험을 보였다. 공간별로는 주거공간이 8.30배로 가장 높았으며, 비행기는 7.30배로 나타났다. 군함 및 병원은 각각 1.80배, 1.78배로 낮은 전파 위험을 보였다.
연구팀은 감염 위험의 수리적 모델링을 다룬 기존 문헌에 근거해 메타분석으로 도출된 결과의 이론적 타당성을 검토했다. 공간에 있는 개인들의 혼합 정도, 밀도, 머무는 시간, 총 인원을 모두 곱하면 총 접촉 횟수를 산출할 수 있는데, 이 각각의 변수들을 대한 공간별 순위를 기존 문헌에 근거해 설정한 후, 이 순위들을 모두 곱해 기하 평균을 취해 총 접촉횟수에 대한 순위를 구했다.
그 결과, 1위 직장/학교, 2위 항공기, 3위 병원, 4위 사회모임 공간, 5위 주거공간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메타분석의 분석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로서 메타분석 결과의 이론적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문 전공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의 공간별 비말·공기 전파 위험에 대해 양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 모든 호흡기 병원균별로 실내공간에서의 감염 위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방역정책에 따라 공간별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점을 방역당국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IF 6.498)’ 11월호에 게재 확정됐으며, 온라인판에 7월 12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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