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스마트호출비 요금을 인상한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가 충돌했다. 업계는 비싼 택시만 남고 소비자 부담은 커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요가 몰릴 때 기사에게 동기를 부여해 배차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초 기존 1000원, 심야 2000원 정액 요금제를 수요가 많고 적음에 따라 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받는 탄력 요금제로 바꿨다. 웃돈을 내는 만큼 택시는 빨리 잡혀서 편하다. 단, 수요가 몰리면 기본 거리를 8800원(기본료 3800원+ 최대 호출비 5000원)을 내고 가야할 수 있다. 독점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갑질을 한다는 지적이 여기서 나온다.
과연 그럴까. 택시를 타고 시간대 요금을 비교했다. 평일 낮 12시 서울 상암동에서 광화문 청사까지 9.23km를 이동했다. 이동시간은 23분, 금액은 기본요금 포함 1만900원에 호출비용 1000원이 붙었다. 이보다 조금 늦은 시각에 독산동에서 출발해 샛강까지 약 7km를 달렸다. 금액은 10400원, 호출비용 1000원이 따로 추가됐다.
비교를 위해 강남역에서 독산동까지 가는 택시를 불렀다. 자정이 넘었는데 배차가 금방 됐다.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사람들이 귀가를 서두르다보니 택시 수요도 따라서 줄었다. 호출비도 1000원만 부과됐다. ‘요금 폭탄’은 드문 일일 가능성이 높다.
한 택시 기사는 “보통 오후 9시에서 10시면 택시를 많이 이용하는데 버스나 지하철도 다니는 시각이라 비싼 호출비를 내고 택시를 잡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엔 개인과 법인을 포함해 택시 6만대가 움직인다. 개인택시는 일주일에 3일, 법인 택시는 2교대로 주·야간 근무를 하기 때문에 매일 도로 위에 있는 수량이 다르다. 택시 운영은 날씨와 지역·시간 등 영향을 받는다. 매일 제각각인 공급이 하루 수백만 건에 달하는 수요(콜)을 감당해내지 못한다.
스마트호출비 인상은, 이런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카카오는 강조한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용자 니즈에 맞게 선택폭이 넓어진다. 변화를 환영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한 가지 예로 일반 택시보다 요금은 비싸지만 청결하고 안전운행이 보장된 ‘블루’가 나오고 나서 여성 고객 호응이 높은 걸로 전해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독점과 혁신이라는 두 갈림길에 서있다. 당신은 막차를 놓쳤고, 조금이라도 일찍 귀가하고 싶다. 택시를 먼저 잡게 해주는 조건으로 웃돈을 내야 한다면 당신은 얼마까지 낼 의향이 있나. 생각해볼만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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