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5명의 미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아프간 정부가 무너지기 몇 주 전 미군이 위험에 처한 아프간 사람들을 대피시키는데 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며, 질서있는 철수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점령 하루만인 이날 수천 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카불 공항에 몰려 현지를 탈출하려는 시도를 했고 미군은 수송기 활주로를 확보하기 위해 경고 사격에 나서는 등 극도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졌다.
로이터통신은 목격자를 인용, 이날 공항에서 최소 5명이 숨졌다고 했다. 사망자가 압사에 의한 것인지, 총격에 의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는 이륙을 위해 공항 활주로로 이동하기 시작한 미 군용기 옆에 매달렸다가 추락하기도 했다.
미국 군 관계자는 "(아프간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바이든 정부가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도 이 매체를 통해 "바이든 정부가 상황을 잘못 판단해 탈레반이 수도를 향해 진격하는 동안에도 국무부가 외교관들을 카불로 보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톰 카퍼 상원의원은 "미군 철수는 폭력과 불안정을 방지하고 지난 20년간 아프가니스탄 여성에 관한 힘든 싸움에서 얻은 진전이 소실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계획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미군의 완전한 철수 시한으로 선언한 8월31일까지 미국인 직원과 위험에 처한 아프간 사람들을 철수시킬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마감 시함으로 인해 미국을 도운 수천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위험에 남겨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철수에 대해 '올바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나는 내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대통령으로서 내가 해야 할 선택은 우리 군대를 철수시키겠다는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수천 명의 미군을 다시 전투에 투입해 이 분쟁을 30년째 이어지게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임무는 국가 건설이 아닌 테러와 싸우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철수 후에도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리즘과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급속한 붕괴를 포함한 여러 비상사태에 대한 계획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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