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LCK 서머 올프로, 쿠키뉴스는 이렇게 뽑았습니다

2021 LCK 서머 올프로, 쿠키뉴스는 이렇게 뽑았습니다

기사승인 2021-08-17 17:25:49
2021 LCK 서머 퍼스트팀.   사진=라이엇 게임즈

[쿠키뉴스] 문대찬, 강한결, 김찬홍 기자 =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어워드’ 결과가 17일 발표됐습니다. LCK 어워드는 각 시즌마다 빼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를 선정, 업적을 조명하기 위해 도입된 시상 제도입니다. 아직까지 마땅한 시상식이 없는 LCK의 상황에서, LCK 어워드 수상 이력은 선수의 가치 및 커리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무게를 지닙니다. 따라서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뽑는 ‘퍼스트팀’과 리그 최고의 선수를 기리는 MVP 투표는 신중함을 요합니다.

LCK 정기 취재 매체인 쿠키뉴스는 지난 시즌(기사)에 이어 투표권 한 장을 부여 받았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투표에 임하기 위해 이번에도 세 명의 기자가 머리를 맞댔습니다.

팀 게임의 특성상 투표에 주관을 아예 배제할 순 없습니다. 다만 우리 매체는 나름의 기준을 정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지표를 우선시하되, 선수의 팀 내 비중 또한 높게 평가했습니다. 선수가 1라운드와 2라운드 통틀어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줬는지도 살폈습니다.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고도 볼 수 있는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 포인트 또한 비중 있게 취급했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쿠키뉴스의 투표 근거와 배경을 전하고자 합니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기인' 김기인.   사진=라이엇 게임즈


◇ 탑라이너 

1위 표 : 아프리카 프릭스 ‘기인’ 김기인
2위 표 : 담원 게이밍 기아 ‘칸’ 김동하
3위 표 : 리브 샌드박스 ‘서밋’ 박우태
4위 표 : T1 ‘칸나’ 김창동
5위 표 : 농심 레드포스 ‘리치’ 이재원

올 시즌의 주연들은 탑라이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많아 선뜻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올 시즌 전반적으로 기복 없는 모습을 보인 김기인에게 1위표를 던졌습니다. 물론 그는 라인전 지표, 교전 지표에서 올 시즌 나란히 상위권에 올라있어 1위표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수입니다.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 포인트는 900점(공동 3위)으로 이 부분에서도 가산점을 받았습니다. 경쟁자들과 비교해 팀 성적이 떨어지지만, 소속팀이 6위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패널티가 되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올 시즌은 1위팀부터 6위팀까지의 승패 격차가 매우 적어, 지난 시즌처럼 팀 성적으로 변별을 두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김동하와 박우태는 POG 포인트가 800점으로 동일하고, 지표 역시 박우태가 라인전 단계에서만 앞설 뿐 대체적으로 눈에 띄는 격차를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올 시즌 소속팀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묵묵히 중심을 잡으며 베테랑, 맏형의 역할을 해낸 김동하의 팀 내 비중이 더욱 컸다고 판단해 김동하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담원 기아의 정규 시즌 1위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김창동은 2라운드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감독‧코치 퇴출이라는 내홍을 겪은 T1이 2라운드 반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김창동의 덕이 큽니다.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우수한 지표를 보유하고 있는 선수이지만 1라운드의 아쉬운 활약이 발목을 잡아 4위표를 받았습니다.

5위를 두고는 이재원과 ‘도란’ 최현준(KT 롤스터) 사이에서 고민이 깊었습니다. 사실 최현준은 올 시즌 김기인, 김동하 등 최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한 기량을 보여준 선수입니다. 팀 내 비중도 높고, 각종 지표에서도 최상위권을 달립니다. 현장에서 만난 탑라이너들은 입을 모아 최현준을 최고의 선수라고 꼽습니다. 다만, 최현준의 소속팀은 올 시즌 7위에 그쳤습니다. 1위부터 6위까지의 승차는 촘촘하지만 6위와 7위의 격차는 상당합니다. 이 부분에서 큰 패널티를 부여했습니다. 한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올 시즌 좋은 팀 성적(3위)에 기여한 이재원에게 5위표를 던졌습니다. 

농심 레드포스 '피넛' 한왕호.   사진=라이엇 게임즈


◇ 정글러

1위 표 : 농심 레드포스 ‘피넛’ 한왕호
2위 표 : 담원 게이밍 기아 ‘캐니언’ 김건부
3위 표 : 리브 샌드박스 ‘크로코’ 김동범
4위 표 : 아프리카 프릭스 ‘드레드’ 이진혁
5위 표 : 젠지e스포츠 ‘클리드’ 김태민

최고의 정글러를 가리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세 명의 기자가 일제히 한왕호에게 1위표를 던졌습니다. 한왕호는 농심의 심장입니다. 농심의 파괴적인 한타력은 한왕호의 리더십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올 시즌 우승 경쟁에 가까운 팀으로 성장한 비결을 물으면, 농심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 등 구성원들은 입을 모아 한왕호의 활약을 꼽습니다. 단순 팀 내 비중뿐만이 아닙니다. 초반 상대 정글러와의 성장 격차를 크게 벌리는 선수고, KDA와 분당 대미지 등 지표도 매우 우수합니다. 1라운드부터 2라운드 막판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점도 가산을 받았습니다.

지난 시즌 최고의 정글러였던 김건부는 올 시즌 다소 흔들렸습니다. 1라운드 잠깐 포지션 변경을 하기도 했고, 메타 변화와 맞물려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2라운드 들어 다시금 최상위 포식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지표를 회복했고, POG 포인트도 차곡차곡 쌓아 1000점(2위)까지 올랐지만 꾸준함과 팀 내 비중에선 한왕호에 미치지 못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활약대로라면, 올해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최고의 정글러는 김건부가 될 거라고 감히 예상합니다.

김동범은 신예답지 않은 선수입니다. 무척 영리하고, 때론 과감합니다. 각종 지표에서도 상위에 올라있습니다. 박우태와 더불어 리브 샌박의 강한 상체를 책임지는 등 팀 내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 점에 가산을 줬습니다. 이진혁은 지난 시즌보다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유의 육식성은 유지하면서도 안정감을 더했습니다. 시즌 막바지 ‘자크’를 뽑아 경기를 캐리하는 등 유연함도 보여줬습니다. 김태민은 눈에 띄는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준수하면서도 단단했습니다.

담원 게이밍 기아의 '쇼메이커' 허수.   사진=라이엇 게임즈

◇ 미드라이너

1위 표 : 담원 게이밍 기아 ‘쇼메이커’ 허수
2위 표 : 젠지e스포츠 ‘비디디’ 곽보성
3위 표 : 농심 레드포스 ‘고리’ 김태우
4위 표 : T1 ‘페이커’ 이상혁
5위 표 : 한화생명e스포츠 ‘쵸비’ 정지훈

최고의 미드라이너를 뽑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초반 지표에 특화된 선수, 중후반 지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 눈에 띄진 않지만 헌신적인 역할을 해냈던 선수 등등 각자 개성이 뚜렷했고 강점 또한 달랐습니다. 고심 끝에 정규 시즌 1위 팀에 속했으며, 경기 초반부터 막판까지 균일하게 우수한 지표를 보여준 허수에게 1위표를 던졌습니다. 허수는 올 시즌 KDA(6) 1위, 분당 골드 획득률(413) 1위, 킬 관여율(68.1) 3위, 분당 대미지(507) 1위, 15분 골드격차(117) 4위를 기록했습니다. POG 포인트도 미드라이너 가운데서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곽보성은 지표가 최상위권인 선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올 시즌 팀 내 비중이 매우 높았고 슈퍼 플레이 빈도 또한 잦았습니다. 팀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시즌 막바지엔 자신의 상징적인 픽인 ‘신드라’와 ‘아지르’로 연달아 최고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곽보성이 아니었다면 젠지는 올 시즌 보다 낮은 곳에서 PO를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김태우는 유독 평가절하 된 선수입니다. 그가 라인전 단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건 사실입니다만, 경기 내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올 시즌 POG 포인트가 1100점으로 가장 높았던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이상혁은 올 시즌 초반 지표에서 볼 수 있듯, 라인전 단계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팀에 이득을 가져다주는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POG 포인트 900점(3위)에 달할 정도로 결정적인 역할도 자주 해냈지만, 중후반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는 등 집중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지훈은 사실 지표만 놓고 보면 올 시즌 최고의 미드라이너입니다. 각종 지표에서 모두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죠. 팀 내 비중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올 시즌 한화생명은 그야말로 ‘정지훈 원맨팀’이나 다름없었으니까요. 그가 올 시즌 받은 POG 포인트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팀이 쌓은 승수가 고작 7승인데, 정지훈의 POG 포인트는 900점으로 1위 김태우와 300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정지훈에게 과감히 3위표를 던질 수도 있었습니다만, 앞서 최현준에게 적용했던 기준을 정지훈에게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한화생명이 8위에 그친 책임에서 정지훈 또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농심 레드포스 '덕담' 서대길.   사진=라이엇 게임즈


◇ 원거리 딜러

1위 표 : 농심 레드포스 ‘덕담’ 서대길
2위 표 : 젠지e스포츠 ‘룰러’ 박재혁
3위 표 : 리브 샌드박스 ‘프린스’ 이채환
4위 표 : 담원 게이밍 기아 ‘고스트’ 장용준
5위 표 : 아프리카 프릭스 ‘레오’ 한겨레

원거리 딜러는 1위표를 놓고 서대길과 박재혁이 경합했습니다. 어느 누가 1위가 돼도 논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는 서대길이 2라운드 좋은 활약을 펼친 반면, 박재혁은 다소 크게 무너진 점에 주목해 서대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1라운드엔 박재혁이 서대길보다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투표 시기상 2라운드 활약상에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채환은 올 시즌 내내 준수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가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면, 리브 샌드박스의 극단적인 상체 게임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장용준에게 올 시즌은 다사다난했습니다. 1라운드 초반 극도로 부진했고, 로스터에서도 이탈했죠. 하지만 2라운드 들어 기량을 끌어올렸고, 막바지엔 지난해 롤드컵을 연상시키는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올 서머 시즌 팀에 합류한 한겨레는 서포터와의 좋은 호흡으로 팀의 PO 진출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5위표를 받았습니다.

리브 샌드박스의 '에포트' 이상호.   사진=라이엇 게임즈


◇ 서포터

1위 표 : 리브 샌드박스 ‘에포트’ 이상호
2위 표 : 농심 레드포스 ‘켈린’ 김형규
3위 표 : T1 ‘케리아’ 류민석
4위 표 : 담원 게이밍 기아 ‘베릴’ 조건희
5위 표 : 젠지e스포츠 ‘라이프’ 김정민

지난 시즌 둥지를 옮긴 뒤 다소 헤매었던 이상호는 올 시즌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담금질해 극대화했습니다. 리브 샌드박스의 상체가 올 시즌 맹활약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상호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POG 포인트(700점)가 경쟁자들 가운데서 가장 높을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자주 보여준 이상호에게 1위표를 줬습니다. 

김형규와 류민석 또한 이상호에 밀리지 않는 기량을 보여줬습니다. 기자 3명 중 2명이 김형규를 선택해 2위표는 김형규의 차지가 됐습니다. 류민석이 보다 인상적인 장면들을 연출해내곤 했지만, 김형규가 시즌을 통틀어 꾸준히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조건희와 김정민은 눈에 띄진 않지만,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플레이메이커인 조건희는 올 시즌엔 다소 무색무취했습니다. 그러나 2라운드 들어 기량을 끌어올리며 단단한 모습을 보여줘 기대가 됩니다. 비주류 픽에 능했던 김정민은 비주류 픽이 비주류가 된 올 시즌 다소 고전했습니다. 시즌 막바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점은 희망적입니다. 

사진=라이엇 게임즈


◇ MVP

1위 표 : 농심 레드포스 ‘피넛’ 한왕호
2위 표 : 리브 샌드박스 ‘에포트’ 이상호
3위 표 : 담원 게이밍 기아 ‘쇼메이커’ 허수 
4위 표 : 담원 게이밍 기아 ‘칸’ 김동하
5위 표 : 젠지e스포츠 ‘비디디’ 곽보성

지난 시즌만 해도 MVP는 반드시 1위팀에서 배출돼야 한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올 시즌엔 6위내 팀 간의 승점 격차가 크지 않아 MVP를 선정하는 기준에 다소 변화를 줬습니다. 

각 포지션에서 독보적인 존재감과 뛰어난 기량을 보인 선수와 더불어, 팀 내외로 리더십 등 보이지 않는 무형의 역할을 해낸 선수들을 후보로 분류했습니다. 이후 머리를 맞대 논의한 결과 팀의 핵심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한왕호에게 1위표가 돌아갔습니다. 서포터 포지션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면서도 묵묵히 헌신하며 팀을 조율했던 이상호에겐 2위표가 주어졌습니다.

뛰어난 기량을 보유했으며 팀의 정규리그 1위에 기여한 허수는 3위표를 받았습니다. 디펜딩챔피언의 추락을 저지한 김동하는, 탑 포지션에선 2인자였지만 MVP 투표에선 김기인을 제치고 4위표를 받았습니다. 마찬가지, 젠지 최후의 보루로 활약한 곽보성은 5위표를 받았습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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