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우리나라의 육아환경은 100점만점 중 43.10점으로 나타났다. 국내 워킹맘 1000명 중 절반 이상은 코로나19 시기에 돌봄공백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코로나 상황 이전에 비해 자녀의 사교육시간과 미디어사용시간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코로나19와 워킹맘의 양육실태’라는 주제로 제8차 저출산인식조사(2021년 1차) 결과 발표·토론회를 13일 개최하고, 워킹맘의 근로 및 양육실태를 공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4월 16일부터 21일까지 만9세 이하의 자녀를 양육 중인 워킹맘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평균 자녀 수는 1.64명, 가구원 수는 3.74명이었다. 97.2%는 유배우자이며 2.8%는 무배우자(이혼·사별 등) 상태였다. 기초생활수급·법정차상위계층·다문화·한부모·조손·장애가족 등의 경험으로 ‘취약가구’에 속하는 이들은 전체의 9.7%였다.
미취학영유아를 양육 중인 경우는 64.4%,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 양육은 35.6%(막내자녀 기준)로 확인됐다.
워킹맘의 직종분포는 관리·사무직 60.5%, 전문·경영직 17.5%, 서비스·판매직 12.8%, 기술·기능직 4.5%, 단순·노무직 1.9%, 자영업 1.0%, 기타 1.8% 순이었다.
‘전문·경영직’의 경우 연령대가 높을수록 현저히 줄어든 분포(20대 20.0%→40대 이상 11.0%)를 보인 반면, ‘서비스·판매직’은 30대(12.8%)에 비해 20대(17.1%)와 40대 이상(22.5%)에서 높은 분포를 보였다.
워킹맘의 10.3%와 배우자의 10.9%는 코로나상황으로 직장변동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상황인 2020년 ‘전일제’ 근무는 75.8%로, 2019년 82.2%보다 줄어든 반면, ‘시간제’ 또는 ‘전일제+시간제’ 근무는 늘었으며, 워킹맘의 배우자 또한 비슷한 근무방식 변동을 보였다.
코로나 상황 때 돌봄공백 경험한 비율은 52.1%에 달했다.
돌봄공백 시 ‘아무것도 대처하지 못함’에 응답한 비율은 미취학영유아를 양육 중인 워킹맘 집단(32.1%)이 초등저학년 자녀를 양육 중인 워킹맘(4.7%) 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2020년 한 해 동안 자녀일과 중 사교육시간과 미디어사용시간의 뚜렷한 증가가 있었다. 사교육시간 증가비율은 ‘영유아(18.0%)’에 비해 ‘초등저학년 (29.7%)’증가폭 높았다. 다만 취약가구의 경우 ‘사교육 매우 감소’ 비율이 비취약가구 대비 약 2배(비취약가구 11.4%, 취약가구 22.7%)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사용시간 증가비율은 84.0%에 달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워킹맘이 양육을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1순위로는 영유아자녀 양육 시 ‘유연근무제 활용(31.8%)’을, 초등저학년자녀 양육 시 ‘초등학교 정상등교(36.0%)’를 꼽았다.
아울러 지난해 ‘미취학영유아자녀’와 ‘초등저학년 자녀’ 모두 조부모·친인척의 돌봄의존비율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취학영유아 양육은 주로 ‘어린이집·유치원이용(54.5%)’하면서 추가로 ‘조부모·친인척돌봄(31.1%)’을 지원받았고, 초등저학년 양육은 주로 ‘조부모·친인척돌봄(24.4%)’과 ‘초등학교·초등돌봄교실·방과후교실 20.2%’ 이용하면서 추가적으로 ‘사교육(43.0%)’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맘은 양육자원 중에서 공적돌봄체계를 이용하는 비율이 매우 낮았다.
긴급시 아이 맡아줄 곳으로는 조부모・친인척 69.3%, 배우자 14.7%, 없음 8.1%, 공적돌봄체계 3.5% 등 순이었다.
이들이 육아정보를 얻는 곳은 인터넷카페・블로그・SNS 33.3%, 지인 27.2%, 조부모·친인척 17.9%, 보육・교육기관 6.2%, 서적 5.0%, 공공포털 3.7% 등으로 나타났다.
워킹맘이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육아환경 점수는 43.10점(100점만점)이며 연령이 낮을수록 더 낮게 평가했다.
게다가 코로나상황 이전(2019년)과 코로나상황이었던 2020년 모두 가정 내 가사일 및 육아 전담자는 워킹맘으로 확인됐다.
워킹맘의 절반 이상(57.65%)은 코로나상황 때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났으나, 배우자는 절반 이상(53.2%)이 이전과 같았다.
또 직장유형에 따라 직장 다니면서 어려움을 겪은 비율격차도 매우 컸다. 출산・육아로 인한 퇴사고민 경험으로는 민간기업・기관 근무자 67.7%, 공공기관 근무자 53.0%, 공무원 32.0%으로 나타났다.
‘눈치보지 않고 연차・자녀돌봄제도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민간기업・기관 근무자 35.9%, 공공기관 근무자 53.8%, 공무원 76.0% 등이었다.
더불어 출산・육아로 직장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조부모도움’을 받은 비율은 절반 이상이었으며, 해결법이 없었던 워킹맘은 17.4%였다.
반면, 무배우워킹맘의 경우 ‘해결법 없이 직장 계속 다님’ 비율이 45.5%였다.
직장생활과 양육을 병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가지원 1순위로는 ‘일가정양립제도 의무적용(47.3%)’을 꼽았다.
한편, 아이가 주는 긍정적인 가치 1순위는 ‘아이가 자라는 것을 보면 즐겁다(49.7%)’였다.
다음으로 ‘아이가 있어 가정이 행복하다’ 39.0%, ‘아이로 인해 가족구성원이 완성된다’ 7.3%, ‘아이로 인해 부부관계가 더 가까워진다’ 3.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아이가 있어 가정이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다자녀가구 일수록 높았으며, 특히 3자녀이상의 가구에서는 아이가 주는 긍정적인 가치 1순위로 꼽혔다.
자녀양육 시 어려움으로는 부모역할 부담감(31.7%), 양육비부담(18.8%), 자녀안전 염려(15.6%) 등 순이었다.
‘양육비부담’에 대한 어려움은 영유아자녀에 비해 초등저학년 자녀를 양육할 때가, 또 30·40대이상 워킹맘보다 20대 워킹맘이 더 크게 느꼈다.
우울척도(CES-D) 검사 결과, 현재 응답워킹맘 중 45.3%가 ‘우울의심’의 심리상태로 심리지원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전체 응답워킹맘의 평균 자녀수는 1.64명인 반면, 이들이 생각 하는 이상적인 자녀의 수는 2.09명였다.
응답자의 30.3%가 ‘자녀를 더 가지고 싶지만 사정상 가지지 않을 예정’이며 ‘아직 자녀계획을 결정하지 않은’ 이들은 5.4%였다. 즉, 양육환경의 개선 등을 통해 추후 자녀계획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올 수 있는 출산율 상승 잠재력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김창순 회장은 “현재 가족돌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돌봄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적 돌봄체계의 질적・양적 재구조화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누구나 아정적인 직장생활과 자녀양육이 가능한 가족친화적인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토론회를 통한 실질적인 대응책이 제안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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