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원점 재검토 요청"…변광용 거제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 보내

"대우조선 매각 원점 재검토 요청"…변광용 거제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 보내

기사승인 2021-09-15 14:55:31
[거제=쿠키뉴스] 최일생 기자 =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원점 재검토해 주시길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드립니다", "25만 거제시민과 320만 경남도민의 경제와 대한민국 조선산업을 지켜주십시오"

변광용 경남 거제시장은 1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우조선해양 매각 원점 재검토 요청'의 편지를 이같이 보냈다.


변 시장은 편지 서두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것은 대우조선 매각은 지역경제 침체와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위험한 판단일 수 있다는 우려와 절박함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은 편지 전문이다.

조선산업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국가 경제발전을 견인하면서 국가경제위기 극복에 핵심적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친환경 선박 등 세계최고의 기술력과 건조능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축으로 건재해 갈 것입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경남과 거제 등에 1,200여 개의 협력사 및 기자재업체와 산업생태계를 이루며 수십만 명의 고용과 높은 부가가치 창출 등 320만 경남도민과 25만 거제시민의 경제를 든든히 뒷받침하여 왔습니다.

지난 2019년 초 산업은행이 갑작스런 발표를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겠다’

지역사회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매각반대 목소리가 커져갔고 천막농성, 11만 여 명의 매각철회 시민 서명, 거제서 통영-고성-함안-김해-양산-부산-창원 등지를 걷는 도보투쟁 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8개 경남도 시장·군수님들이 공동성명으로 함께 했고, 거제·창원·통영 3개 시장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가져올 지역경제의 우려와 조건부 매각에 따른 국익훼손 및 조선산업 경쟁력 약화 초래의 우려와 염려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입니다.

2년 8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경남도민과 거제시민들의 마음을 너무나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EU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한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우리나라 조선이 독보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LNG선의 독과점 문제 해소를 승인조건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독과점 문제 해소는 결국 LNG선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제한하는 것으로 수주제한, 사업축소, 설비 감축, 인원 구조조정, 분할 매각, 기술력 해외이전 등을 당연히 수반할 것입니다.

산업은행은 2019년 1월, 빅3를 빅2로 재편해 국내 조선산업의 세계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매각발표 당시의 취지와 현재의 조건부 결합승인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어떻게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조건부 결합승인은 오히려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키고 해외 경쟁국에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신중한 재검토를 요청드리는 이유입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이 이대로 매각된다면 경남도내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생태계를 이루는 전후방산업의 동반몰락과 함께 대량실업 발생 등 경남과 거제의 지역경제는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대우조선은 올해 상반기는 비록 적자를 기록했지만, 국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는 지금까지 80억불을 수주해 수주목표의 104% 이상을 달성하는 등 대우조선의 가치는 2년 전 매각 발표 때보다 훨씬 높아진 상황입니다.

또한 매각의 근거로 작성된 맥킨지 보고서는 2016년 당시 세계 조선경기 최악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최근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증가, 친환경선박 수요증가 등으로 새로운 슈퍼사이클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의 변화를 전혀 예견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산업은행은 지역경제와 시민들의 삶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자본시장의 논리로만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짐을 빨리 털어버리려고만 합니다.

만약 산업은행이 EU에서 제시한 조건부마저 수용한다는 입장이라면 이는 궁극적으로 국내 조선산업과 국익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조선산업 재도약 전략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산업은행에만 맡겨둬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자본의 논리로만 무장된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경남도민과 거제시민의 삶의 문제, 지역경제 문제 등에 대한 고려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대통령님과 정치권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대통령님께서 직접 거제를 찾아 K-조선 비전을 발표하시면서 조선산업 재도약 전략으로 우리 조선업의 힘을 더욱 강하게 키워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세계1위로 만들겠다는 말씀에 저는 가슴 뛰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비전과 전략 속에서 대우조선해양이 대한민국 조선산업 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기회를 다시 찾고, 계속해서 경남경제의 든든한 성장동력으로 역할 할 수 있게 해 주시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주인 찾기’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산업은행 방식은 아닙니다. 시간을 갖고 대안을 찾아가야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진언드립니다.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해 담대한 길을 걸으시는 대통령님의 여정에 저 변광용도 변함없이 늘 함께할 것이며, 대통령님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안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k7554@kukinews.com
최일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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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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