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의 다섯 가지 얼굴들 [마동석 유니버스③]

마동석의 다섯 가지 얼굴들 [마동석 유니버스③]

기사승인 2021-10-30 07:00:32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여기 ‘마블리’라고 불리는 사내가 있다. 웬만한 어린이 얼굴 크기만 한 팔뚝에 험상궂은 외모를 가졌으나, 심장을 멎게 하는 깜찍함으로 이름 뒤에 ‘러블리’를 달고 다니는 사나이. 한국계 배우 최초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슈퍼 히어로가 된 배우 마동석이다. 그에게는 감독의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때론 귀엽게, 때론 지질하게, 때론 따뜻하게 발현된 마동석의 다양한 얼굴들을 되짚어본다.
SBS 드라마 ‘히트’ 속 남성식.   방송 캡처
WHO 남성식
WHERE SBS 드라마 ‘히트’

육중한 몸집에 짧게 세운 돌격머리. 겉모습은 영락없는 조폭인데, 사실 형사다. 주인공은 마동석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드라마 ‘히트’ 속 남성식. 혼자 조폭 7명을 상대하면서도 눈 하나 깜짝 않는 그에게도 의외로 귀여운 면모가 있다. 바로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는 사실. 마동석은 광역수사대 소속 지인으로부터 ‘험악한 사람들이 귀여운 만화그림이 그려진 옷을 즐겨 입는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미키마우스 티셔츠를 골랐다고 한다. 우락부락한 근육 덕에 얼굴이 팽팽하게 당겨진 미키마우스, 그의 소리 없는 아우성은 마동석에게 ‘미키성식’이라는 별명을 안겨주며 ‘마요미’(마동석+귀요미)의 시작을 알렸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속 김 서방(왼쪽).   쇼박스
WHO 김 서방
WHERE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

맨손 격투 ‘끝판왕’인 마동석에게도 ‘전투력 흑역사’는 있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속 김서방이 그렇다. 김 서방은 자칭 태권도 7단인 무도인이지만, 겁이 많고 심약해 막상 싸움판이 벌어지면 쫓겨나고 달아나고 얻어맞기 일쑤다. 처형 최익현(최민식)을 따라 어둠의 세계에 입문한 뒤에도 박창우(김성균)에게 뒷돈을 요구했다가 뒤통수를 맥주병으로 가격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누구와의 싸움에서도 이겨보지 못했으나 “1대 1로 싸우면 제가 다 이깁니다”라며 자기 자신과의 자존심 싸움에서만큼은 끝내 이기는 이 남자. 마동석의 역대 전투 캐릭터 중 최약체로 기록될 만 하다.

영화 ‘베테랑’ 속 아트박스 사장(가운데).   CJ엔터테인먼트
WHO 아트박스 사장
WHERE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

인파가 넘치는 서울 명동 한 복판.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과 형사 서도철(황정민)의 몸싸움이 한창이다. 서도철을 때려눕힌 조태오가 현장을 떠나려는 순간, 건장한 체격을 가진 사내가 구경꾼을 뚫고 나와 말한다.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 단 10초 출연으로 러닝타임 123분을 집어삼킨 ‘아트박스 사장’은 마동석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촬영장을 미리 둘러본 그가 아트박스 간판을 발견한 뒤 이 대사를 내뱉었고, 제작사가 아트박스 쪽 동의를 얻어 영화에도 무사히 담겼다. 짧은 분량으로도 존재감을 뽐낸 마동석은 훗날 화장품 브랜드 CF 모델로도 발탁됐다. 광고에서 그는 분홍 앞치마를 두른 채 이렇게 말한다. “나 여기 에뛰드 하우스 사장인데…쿠션 사시게요?(싱긋)”

영화 ‘굿바이 싱글’ 속 박평구.   쇼박스
WHO 박평구
WHERE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

마동석이 그간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패셔너블한 인물이다. 노란 테 안경을 즐겨 끼고, 흰 바지와 보라색 셔츠, 물방울 무늬 머플러를 무리 없이 소화할 만큼 과감하다. 비록 운전부터 인맥 관리, 일정 조율 등 사실상 매니저 노릇을 하고는 있지만, 이래 봬도 미국에서 패션스쿨을 졸업한 ‘엘리트 스타일리스트’다. 담당 연예인 고주연(김혜수)이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 쳐도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키는 ‘의리파’에, 김단지(김현수)에게 제일 먼저 마음을 열었을 만큼 심성도 곱다. 이 작품으로 마동석은 ‘마쁜이’라는 애칭을 얻었는데, 김혜수가 ‘마동석 예쁜이’라는 뜻으로 붙였다.

영화 ‘시동’ 속 거석.   NEW
WHO 거석이 형
WHERE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홍보 인터뷰에서 그룹 트와이스가 유행시킨 ‘샤샤샤’(shy shy shy) 애교를 선보여 충격을 안겼던 마동석은 ‘시동’에서 한층 강렬한 혼돈 속으로 관객을 끌고 간다. 그가 연기한 중화 요리집 장풍반점 주방장 거석은 집에서 TV를 보다가도 냅다 트와이스의 ‘낙 낙’(Knock Knock) 안무를 따라 추고, 노래방에선 ‘TT’ 댄스에 열을 올리는 ‘열혈 원스(트와이스 팬덤)’다. 패션 감각은 또 어떤가. ‘굿바이 싱글’의 박평구 저리가라다. 개그맨 최양락의 뒤를 잇는 아찔한 단발머리에 티셔츠와 헤어밴드를 분홍 톤으로 ‘깔 맞춤’하는 센스로 시선을 빼앗는다. 그런 거석에게도 어두운 과거는 있었으니, 바로…영화를 통해 확인하시라.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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