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오는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코앞에 두고 서울 강남 한 고등학교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학원가에서는 수험생 혼란을 우려해 비대면 수업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7일까지 대치동에 있는 단대부고에서 1학년 1명, 2학년 10명 등 총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학급 전체 대상 검사 결과 6일 확진자가 총 5명으로 늘었고, 이어 6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해당 학교는 확진자 발생 이후 1·2학년 학생 수업을 모두 원격으로 전환했다. 수능을 앞둔 고3 학생 중에 확진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감염이 퍼질 것을 우려한 교육 당국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8일 대치동 학원가를 찾아 수강생, 학원 측을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생 대상 수업은 대부분 대면으로 진행 중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영어학원 종사자는 “중학생 중에는 코로나 걱정에 등원을 멈추는 경우가 있었지만, 고등학생의 경우 학업 집중도 때문에 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학생이 많다”며 “특히 고3 학생은 백신 접종을 마쳐 대부분 대면 수업을 듣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명단 작성, 체온 관리,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집중 점검 시기 전에도 교육부에서 수시 점검을 나와 방역 지침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한 입시 학원 관계자 역시 “지난주 고3을 대상으로 한 대면 강의는 마무리됐다”면서 “현재는 수시 면접 대비가 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대치동 학원 가는 학생들로 붐볐다. 인근 입시학원에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임도현(18)군은 “현재 학원 수업은 대면으로 듣고 있다”면서 “학원에서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수시로 환기를 하고,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걱정 없이 대면 수업을 계속 나간다”라고 말했다. 인근 스터디 카페로 향하던 김재현(18)군은 “스터디 카페에서 2~3좌석씩 띄어 앉아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라며 “집에서 공부하면 집중이 어려워 스터디 카페에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치동 인근 면접 학원에 다니는 고등학교 3학년 강모(18⋅여)양은 “지난주부터 학교에서 단체로 체험 학습 확인서를 작성하고 집에서 공부 중”이라며 “단대부고 집단감염 기사를 접하긴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강양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이기도 하고, 오는 13일 첫 면접이 있어 학원에 나와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일 수능 특별방역 기간(11.4~11.17)까지 수험생이 밀집하는 대치동 학원 등 전국 320개의 입시학원을 대상으로 방역 점검을 할 계획을 밝혔다. 시험 일주일 전인 11일부터는 전체 고등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또, 게임 제공업소(PC방), 노래방, 스터디 카페 등에도 방역 집중 점검을 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수능 전 학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학원 종사자에 대한 2주 간격의 선제적 유전자 증폭(PCR) 검사 권고 기간을 지난달 31일에서 올해 연말까지로 연장하는 등 한층 강화된 방역 지침을 내놓았다.
정윤영 인턴기자 yunie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