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을 겪고 있는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칼을 들었다.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21일 “팀 내 불화와 성적 부진 등 최근 사태의 책임을 물어 서남원 감독 그리고 단장을 동시 경질한다”고 밝혔다.
IBK는 개막 후 7연패에 빠지면서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 22일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에 승리를 거두면서 연패 수렁에서 벗어났지만, 20일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여기에 구단 불화 이슈마저 터졌다. 주장이었던 조송화가 갑작스레 팀을 떠났다.
지난 12일에 한 차례 무단이탈 소동을 빚었던 조송화는 16일 페퍼저축은행 경기가 끝난 뒤 구단과 동행하지 않고 혼자 숙소로 돌아와 구단에만 알린 채 집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고질적인 왼쪽 무릎 부상을 안고 있는 조송화가 서 감독의 훈련 방식에 불만을 표시한 뒤 무단으로 훈련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2일 KGC인삼공사전 작전 타임을 요청한 서 감독이 조송화를 향해 “웬만하면 (오버핸드로) 토스해. 왜 자꾸 언더(토스)해?”라고 하자, 조송화는 “실수요”라고 퉁명스럽게 답한 장면도 보이는 등 서 감독과 조송화의 불화는 이미 수면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
여기에 김사니 코치도 당시 조송화와 함께 일신상의 이유로 팀에 휴식 의사를 밝혔다가, 현대건설전을 앞두고 복귀했다.
시즌 중 선수와 코치가 팀을 이탈하며 내부 문제가 고스란히 밖으로 드러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결국 가장 먼저 사령탑 해임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IBK기업은행 감독직을 맡았는데, 8경기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IBK기업은행 측은 김 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길 예정이다. 구단 측은 사의를 반려하고 팀의 정상화를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으며, 향후 감독 선임 등 팀 정비, 기강 확립, 선수들 영향 최소화 등 방안을 마련해 배구단이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팀을 이탈한 조송화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IBK기업은행 측은 “그동안 배구단을 아껴주신 팬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선수단이 한시바삐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팬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