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 학생들을 위한 대학 입시 특별 전형이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입 전형에 민감한 수험생들은 국적만으로 우대하는 전형을 납득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대학 관계자들은 화교 학생을 따로 선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12시 기준, 화교특별전형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에 4728명이 동의했다. 사전동의 100명 이상이 돼 관리자가 검토 중이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성적과 관계 없이 국적에 따라 더 쉽게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전형”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대학에 가기 위해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정책이나 전형에도 민감하다”며 “국적으로 우대하는 전형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은 해외근무자 자녀의 국내 학교 교육 결손을 보정해 해외 근무자가 안심하고 해외 근무를 할 수 있게 하고, 영주 교포 자녀에게도 모국에서 배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됐다. 외국인 특별전형은 인원 제한 없이 정원 외로 선발하며 △북한 이탈 주민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 △외국에서 초⋅중등교육에 상응하는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한 재외국민 등을 대상으로 한다.
화교특별전형 관련 비판은 거세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적으로 의대 갈 수 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입시 요강에도 잘 안 나오는 전형이기 때문에 몰랐던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공론화하고자 글을 올린다”라고 밝혔다.
작성자가 첨부한 대구의 A 대학교 외국인 특별전형에는 부모가 모두 화교인 학생을 뽑는 ‘순수 외국인 중 화교’ 전형이 포함돼 있다. 정원 외 모집으로 국내·외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예정)한 경우 지원할 수 있다. 입학정원 제한도 없다. 작성자는 “수능 성적도 안 보고, 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의대는 적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불공평하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 “해당 입학 정원을 정시나 다른 수시로 돌렸다면 더 가능성 있고 공부 열심히 한 학생들이 안 떨어졌을 것” 등의 댓글이 달렸다. 입시 관련 카페에서는 “아는 지인이 이 전형을 통해 수도권 의대를 갔다”는 언급도 나왔다.
게시물에 나온 A 대학교 입시 요강에 따르면 외국인 특별전형은 온라인 원서 접수를 마친 뒤 외국인 여부와 학력 및 언어능력 지원 자격이 되는지 충족 여부를 심사해 판정한다. 이후 학과심사를 통해 1지망, 2지망 학과 면접이 이뤄진다. 필요한 서류 제출 이외에는 면접만 이뤄진다. 학과에 따라 다른 기준의 한국어능력시험(TOPIK) 성적표와 고등학교 졸업(예정)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대학 관계자들은 온라인에 퍼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A 대학교 관계자는 “해당 전형에 의대나 약대가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서울의 타 대학 관계자들도 “외국인 특별전형은 부모 모두 외국인이면 넣을 수 있는 전형이다”, “화교 특별 전형은 별도도 없다”라고 전했다.
정윤영 인턴기자 yunie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