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예상보다 덜 심각하다는 안도감에 사흘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 뉴욕증시가 소비자 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하락세로 반전했다.
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6포인트(0.00%) 하락한 3만5754.6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3.76포인트(0.72%) 내린 4667.4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69.62포인트(1.71%) 밀린 1만5517.37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증시는 오미크론이 이전 변이보다 덜 심각해보인다는 안도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AP통신에 따르면 사흘간 S&P500 지수는 3.6%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나온 고용지표와 곧 발표될 CPI 지표를 주목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4만3000명 줄어든 18만4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21만1000건을 밑돌았다. 또 52년 만의 최저치다.
고용이 빠르게 개선되고 물가 상승이 예상을 웃도는 경우 오는 15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회의에서 조기 긴축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가 조사한 전문가들은 11월 CPI가 전년 대비 6.7%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1982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일각에서는 7%가 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채권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1.51%에서 1.49%로 떨어졌다.
한 주 내내 시장을 주도했던 여행 관련주는 하락했다.
카니발과 노르웨이즈 크루즈 라인의 주가는 각각 1.69%, 1.65% 하락했다.
아메리칸항공의 주가는 보잉의 737 드림라이너 인도 지연으로 인해 내년 여름 국제 항공편 운항을 축소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0.49% 하락했다. 보잉은 1.64%, 유나이티드항공은 1.79% 내렸다.
익스피디아와 부킹홀딩스는 각각 1.53%, 1.72% 하락했다. 여행 업종에 투자하는 Invesco Dynamic Leisure and Entertainment ETF(PEJ)는 1% 내렸다.
일부 종목도 하락폭을 키웠다.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는 17억5000만달러 규모의 선순위 전환 사채를 발행한다는 소식에 18.34% 급락했다.
또 미국 의류 렌탈 플랫폼 렌트더런웨이는 예상을 웃도는 손실을 보고한 뒤 4.17% 내렸다.
긍정적인 움직임도 있었다. CVS 헬스 주가는 연망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의 상단으로 올리고 4.52% 상승 했다. 가정용 가구 소매업체인 RH 주가는 예상을 웃도는 수익에 5.47% 올랐다.
화이자는 자사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이 오미크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한 이후 1.32%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위험은 다소 줄어들고 물가 상승 압력이 연준의 긴축 속도를 높일 위험이 있다고 봤다.
마켓워치는 "시장은 오미크론이 미칠 영향에 대한 불안에서 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도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AXS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바숙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잠재적으로 더 빠르고 강력한 테이퍼링과 관련해 연준이 나아갈 방향을 측정하는 경제 지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조 퀸란 최고시장전략가는 "CPI 수치를 앞두고 약간의 위험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예상한 것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하면 연준 회의는 이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더 빠른 테이퍼링이 대한 압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