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켄터키주를 비롯해 중서부와 남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사망자가 100명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구조와 수색 작업이 이어지면서 추가 사망자가 확인되는 등 피해 규모가 점점 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 블룸버그, CNN,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토네이도로 인해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90명에 이른다.
미 국립기상청은 토네이도가 아칸소, 일리노이, 켄터키, 미시시피, 미주리, 테네시 등 6개주를 강타했다고 밝혔다. 피해 지역만 250마일(약 402㎞)이다.
CNN은 여기에 인디애나, 오하이오까지 더해 모두 8개 주가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토네이도 피해로 형체를 알아 볼 수 있게 된 마을의 처참한 모습을 전했다.
켄터키주의 피해가 컸다. 전체 피해 지역 중 200마일(320㎞)이 켄터키이며, 이 지역에서만 사망자가 최소 80명 확인됐다. 앤디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에 따르면 한때 켄터키주 5만가구가 정전 사태를 겪기도 했다.
켄터키에서도 인구 1만명인 메이필드 시는 가장 큰 피해지역이 됐다. 이 곳에 있는 양초 공장에서 야간 근무 중이던 노동자들의 피해가 상당했다. CNN에 따르면 양초 공장이 거대한 잔해 더미로 무너졌고 구조대원들이 손과 기계를 사용해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다.
NYT는 당초 최대 70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됐던 이 공장에서는 예상보다 적은 8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CNN과 로이터통신은 8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양초 공장의 밥 퍼거슨 대변인은 NYT에 "수 십명의 사람들이 잔해 속에 있는 것 같았는데 사실이 아닌 것을 판명된 것에 대해 신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앞서 베시아 주지사는 이 공장에서 당시 110여명이 근무 중이었고 40명가량만이 구조됐다고 밝힌 바 있다. 퍼거슨 대변인은 주 당국이 회사에서 제공한 새로운 숫자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공장에서 다행히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양초 공장 직원인 다코타 무어(20)는 로이터통신에 훈련 때처럼 약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건물 중앙의 화장실 근처 복도에 줄을 섰다면서 "소리가 울렸고 주위를 둘러보니 여자 화장실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몸을 숙이기 시작했다. 벽이 무너졌고 나를 짓눌렀다"고 전했다.
또 다른 근무자 커크스는 AP통신에 "벽 대신 하늘이 보였고 번개가 내리쳤다. 사방이 파괴됐다"며 "가까운 곳에 있던 밀랍과 향수 양동이를 보관하는 금속 스탠드에 물건을 치우고 그 안에 숨었다. 남자친구를 놓치지 않으려 했지만 다른 동료들의 안전을 확인해야 했다. 잠시 남자친구에게 눈을 뗀 순간 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에 의해 구출된 커크스는 이후 남자친구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
외신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의 아마존 물류센터에서도 토네이토에 건물이 붕괴되면서 최소 6명이 사망했다. 테네시에서도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칸소와 미주리에서도 각각 1명과 2명이 숨졌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