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침 거부” 인천 카페 결국 9시에 문 닫았다

“방역지침 거부” 인천 카페 결국 9시에 문 닫았다

기사승인 2021-12-22 16:31:40
인천 연수구 송도동 카페에서 낸 공지.   사진=정윤영 인턴기자

정부의 영업제한 조치를 따르지 않겠다며 24시간 정상영업을 선언한 카페가 방역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방역당국의 강경 대응에 카페는 오후 9시에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22일 오전 11시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A 카페를 찾았다. 60평대의 대형 카페이지만 세 테이블만 겨우 채운 모습이었다. 오후 12시 이후 인근 아파트 주민과 카페 앞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고객들이 방문하며 북적이는 듯했다. 잠시뿐이었다. 30분도 되지 않아 카페는 다시 한적해졌다. 

A 카페는 지난 18일부터 24시간 정상영업을 공지했다. 정부의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 지침 등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카페는 안내문을 통해 “지난 1년간 누적적자가 10억원을 넘었으나, 그 어떤 손실보상금도 전혀 받지 못한 채 어렵게 운영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14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A 카페는 지난주 제주 서귀포점을 폐업했다. 

A 카페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24시간 동안 영업을 강행했다. 저녁 시간대에 카페를 찾는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오후 9시와 오전 2~3시가 손님이 붐볐던 시간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방역 위반 관련 시⋅구청 관계자와 경찰 등의 방문이 이어졌다. 소란스러워지자 인근 아파트 주민의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A 카페는 21일부터 24시간 영업 방침을 철회했다. 방역 수칙에 따라 오후 9시 카페 문을 닫았다. 카페는 안내문을 통해 “본사 및 매장 최소한 운영을 위해 다른 방법 없이 강행하게 된 24시간 영업이 예상치 못하게 이슈가 됐다. 많은 언론과 시⋅구청 직원, 경찰로 인해 현장 근무자들의 불편함이 있었다”며 “직원들을 위해 모든 매장이 오후 9시에 문을 닫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해당 카페 대표는 “정부 지침을 따르는 것이 아닌 직원들을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카페 내 사회적 거리두기 공지.   사진=정윤영 인턴기자

일각에서는 카페의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인근 대형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채병진(30)씨는 “최근 기사를 보고 해당 카페를 방문했다. 다시 오후 9시에 문을 닫게 돼 안타까웠다”며 “카페가 최근 10억 적자를 봤다고 한다. 제대로 된 보상 없이 자영업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도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최모(25⋅여)씨는 “해당 카페에 일주일에 3번 이상 방문했다. 시험 기간에는 오후 10시 이후에도 찾는 일이 잦았다”면서 “영업 시간이 제한된 후부터는 잘 찾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씨는 “연말이다 보니 모임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카페나 음식점 영업 시간을 줄이는 방침이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확진자 수가 매일 늘어나고 있어 보여주기식 대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카페를 향한 비판도 있었다. 방역 지침 위반이 무책임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다. 카페 5분 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윤기웅(23)씨는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이기에 방역 지침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식이든 지침이 내려오면 시행한 이후에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연수구는 21일 A 카페를 비롯, 구 내 카페 2곳을 단속했다. 또 카페 대표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현행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집합금지 위반 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차 이상의 집단감염을 유발한 경우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18일부터 오는 2022년 1월2일까지 거리두기 강화를 결정했다. 식당·카페 등의 운영시간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됐다. 사적 모임은 4인 이하로 제한했다. 식당·카페의 경우 백신 미접종자는 1인 단독 이용만 허용했다.

정윤영 인턴기자 yuniejung@kukinews.com
정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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