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세다. 각종 아동 시설에서 성탄절 행사를 대부분 취소했다. 아이들은 올해도 ‘산타 없는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6,919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 58만 9978명이 됐다고 밝혔다. 국내 오미크론 감염은 이날 해외유입 82명, 국내감염 164명이 확인돼 총 246명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다수 보육기관에서는 성탄절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21일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교사 가족이 확진돼 등원 불가 통보를 받았다”며 “교직원 모두 음성이 나와 이날 개최 예정이었던 산타 행사를 진행하는 줄 알았지만, 취소됐다”고 말했다. A씨는 “아이가 한껏 기대하며 등원했다”면서 아쉬워했다.
자녀가 서울 양천구에 있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이모(41⋅여)씨는 “지난해에는 연말 행사 취소 공지라도 왔다. 이번에는 연말 행사 안내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대신 어린이집에서 부모에게 아이가 참여한 발표회 영상을 보내줬다”며 “어린이집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다. 만약 어린이집에서 성탄절 행사를 연다고 해도 아이를 등원시키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어린이집에서 ‘산타 행사’를 취소했다는 후기가 연달아 올라왔다. 경상남도 부산 맘 카페에 ‘크리스마스 행사 취소됐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17일 올라왔다. 작성자는 “어린이집에서 산타가 방문해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공지에 따라 아이 모르게 선물을 준비하고, 행사에 입고 갈 옷과 악세사리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특별활동을 금지한다는 지침에 따라 행사가 취소됐다”며 “아쉬운 마음에 따로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챙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나 재단에서 진행해온 방문 산타 봉사 활동은 올해 비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청소년재단이 주최하는 ‘사랑의 몰래 산타 대작전’는 작년에 이어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방문 산타 봉사자는 집 앞에 선물을 전달한 후 인증 사진을 남기고, 5~6m 떨어진 장소에서 아이와 손 인사를 하거나 영상통화를 할 계획이다.
어린이집 성탄절 행사가 취소되다 보니 개별적으로 가정에 방문할 산타를 구하는 부모들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산타 대행을 구하거나 직접 대행을 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전문 행사 진행자라고 밝힌 중고 거래 사이트 이용자는 ‘산타 방문 이벤트’ 공지를 지난 21일 올렸다. 이용자는 “선물과 덕담을 준비해 주면 미리 만나 선물을 전해 받고 시간 맞춰 선물 전달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적으로 어린이집⋅유치원 집단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어린이집에서 지난 20일 처음 확진자가 나온 이후 22일까지 총 1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북 익산의 유치원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64명이 나왔으며 이중 원생 18명과 원생 가족 2명 등 총 20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윤영 인턴기자 yunie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