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요기요가 후기 글에 ‘허버허버’라는 표현의 사용을 막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28일 한 네티즌 A씨는 트위터에 “허버허버라는 단어 때문에 요기요 후기 등록이 막혔다. 아침부터 기분이 상해 요기요 고객센터에 물었다”라고 적었다. 트윗과 함께 올린 사진에는 고객센터 담당자와 나눈 대화가 나와 있다.
A씨는 “리뷰를 쓰다가 허버허버 단어 사용으로 막혔다. 의문이 들어 남긴다”며 “허버허버는 급하다는 뜻인데 왜 사용이 불가한가요”라고 질문했다. 요기요 담당자는 “해당 단어는 남성이 밥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나타내 일제강점기의 징용 피해자를 떠올리게 하는 비하 표현으로 주장되기도 한다”며 “이에 사용할 수 없도록 자동 설정됐다”고 답변했다.
해당 답변을 두고 온라인상에는 “저런 뜻이 있었냐”, “누가 저런 뜻으로 사용한다는 거냐” 등 논쟁이 벌어졌다.
허버허버가 남성 혐오 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의견이 갈린다. 허버허버는 지난 4월 한 웹툰에 등장하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웹툰 속 남자 캐릭터 이름이 남성 혐오 표현으로 알려진 ‘한남’과 유사하다는 점도 논란을 부추겼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한 여성이 남자친구가 급하게 먹는 모습을 비하하는 글에서 해당 표현이 처음 등장했다며 남성 혐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급히, 즉시라는 뜻을 가진 일반적인 인터넷 유행어”라며 남성 혐오 뜻은 없다는 반박 의견도 있다.
지난 2월 국립국어원이 운영하는 질의응답 게시판 온라인 가나다에 어원을 묻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당시 국립국어원 측은 “방언의 쓰임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말샘과 지역어 종합 정보에서 ‘허버’를 찾아보았으나, 그 쓰임을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허버허버라는 표현이 어디서부터 나왔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며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는 데 무작정 사용을 금지한다는 게 오히려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윤 교수는 “업체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도 “이 용어에 남성 혐오적 성격이 있다는 걸 사회에서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메시지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특정 단어 자체가 혐오는 아니다. 단어는 어떤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쓰는지가 중요하다”며 “만약 특정한 집단을 혐오한다는 표현으로 비춰진다면 기업 등의 규제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윤영 인턴기자 yuniejung@kukinews.com